[윤기림의 머니테크] ELS 투자에 신중해야 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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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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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림 리치빌재무컨설팅 대표 

코스피가 갑자기 뛰어오르면서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이 늘고 있다. 단기에 수익을 누리게 되자 ELS로 몰리는 투자자들도 많아졌다.

문제는 기초자산 주가가 하락하면 원금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아는 투자자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ELS는 만기 전에 빠져나오기 힘든 구조를 가진 상품이다. 중도환매 수수료도 높은 편이다. 

금융사 판매 직원이 "사실상 원금 보장이 된다"고 설명하는 것에도 주의해야 한다. 판매사들은 ELS 기초자산 가격이 반토막 날 가능성은 낮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홍콩 H지수나 대우조선해양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 투자자들은 실제로 큰 손실을 보거나 손실 위기에 처해 있다.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ELS 투자자들은 지난해 2월 홍콩 H지수가 7500선까지 폭락하면서 패닉에 빠졌다.

특히 2015년 4~6월 홍콩 H지수가 꼭지이던 1만4000~1만5000선에서 발행된 ELS 규모만 5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홍콩 H지수는 9900선 수준으로 30% 정도 올라오면서 평가손실은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이들 ELS 만기가 1년 후부터 집중적으로 돌아오게 된다. 현재보다 H지수가 더 떨어지면 원금손실 폭은 더 커지고 발행가격 대비 80% 수준인 1만1200~1만2000선까지 회복돼야 원금과 수익을 모두 받을 수 있다.

홍콩 H지수가 현재보다 13~20% 이상 올라야 한다. 채무 재조정이 합의된 대우조선해양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 역시 큰 손실을 피할 수 없다.

기초자산 가격뿐 아니라 특정지수로 기초자산이 쏠려도 ELS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달 해외 지수형 ELS 발행은 전체 발행 규모 대비 90% 수준에 육박했다. 2015년 과열 시기의 해외지수 발행 비중과 유사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여기에 2015년 발행된 ELS가 홍콩 H지수에 집중돼 대규모 손실 우려가 커진 것처럼 최근 유로스톡스50지수로의 쏠림현상이 문제로 지적된다.

1분기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내놓은 ELS는 전체 ELS의 80% 수준에 해당된다. 액수로는 15조원 이상 발행됐다.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많이 택하는 이유는 변동성이 커 수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익률을 높이는 또 다른 수단으로 기초자산을 3~4개씩 편입하는 경우도 많다. 이 역시 원금손실 위험을 높이는 요소다. 기초자산이 3개 이상인 상품은 전체 발행규모의 50% 이상이며 4개인 상품도 최근 10% 내외까지 늘었다.

문제는 기초자산 3~4개의 조합은 보통 유로스톡스50, 홍콩 H지수, 코스피200, S&P500지수 4개 정도로 한정적이란 점이다. 즉, 기초자산 4개의 경우 유럽·중국·한국·미국을 기초자산 조합으로 하게 돼 전 세계 경제의 동반 상승에 베팅하는 셈이다.

따라서 이 중 한 곳만 무너지더라도 원금손실 위험이 생긴다. ELS는 폭탄돌리기와 같다. 내 차례에서만 안 터지면 되는 것이다. 내가 가입한 ELS의 연계지수가 만기 때 또는 조기상환 조건에 부합해 확정된 5~6% 정도의 이자를 받으면 다행이다.

하지만 하필 내 차례에서 지수폭락을 겪게 되면 망하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와 최근 중국 시장의 조정을 겪으면서 ELS로 손실을 본 투자자조차 다시 이 상품을 찾는다는 사실이다.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의 지수가 크게 나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유가 하락이나 테러, 미국 금리인상 등의 변수로 인해 약세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ELS 투자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투자금의 50~70%를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또 나머지 자금을 유가, 금 등 파생상품이나 미국과 유럽의 지수연계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해 ELS나 DLS의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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