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운 쫓는다' 6개월 영아 숨지게 한 30대 친모 7년 만에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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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2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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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생후 6개월 된 갓난아기에게 액운을 쫓는 가혹한 의식을 벌이다 숨지자 시신을 훼손한 비정한 친모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7년 동안 묻혀 있던 이 사건은 지난 1월 초등학교 취학 예비소집일에 불참한 것을 이상하게 여긴 경북 경산에 있는 초등학교가 경찰에 소재 확인을 요청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상해치사와 시신손괴·유기 혐의로 원모씨(38·여)를 구속하고 원씨의 제부 김모씨(35)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또 이 범행을 주도한 원씨의 지인 김모씨(2011년 사망 당시 51세·여)의 딸(30)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원씨는 2010년 아들을 낳아 홀로 기르다가 사이비 종교에 빠진 것으로 알려진 김 씨에게서 "아기에게 액운이 들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이후 원씨는 같은 해 8월께 부산 금정구에 있는 김씨 집에서 자신의 아들을 상대로 향을 이용한 '액운 쫓는 의식'을 벌이다 숨지게 했다. 김씨는 수십 분간 아기에게 가혹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 새벽께 아기가 숨지자 원씨는 범행이 들통날 것을 우려해 지인 김씨와 제부 등과 함께 시신을 차에 싣고 경북 경산에 위치한 야산으로 이동해 불에 태운 뒤 유기했다.

원씨의 지인 김씨의 딸은 액운을 쫓는 의식을 하다가 아기가 숨질 때 함께 있었고 시신을 야산으로 옮기는 것도 도운 혐의(상해치사 방조·시신유기 방조)를 받고 있다.

원씨 아들에게 액운을 쫓는 의식을 펼친 지인 김씨는 2011년 지병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수사에서 원씨는 "2010년 8월 병을 치료하려고 절에 들어가면서 부산에 사는 지인 김씨에게 생후 6개월 된 아기를 맡겼는데 김씨가 숨지면서 연락이 끊겨 아기의 소재를 알 수 없다"며 거짓말을 했다.

경찰은 주변인들에 대한 추가 수사와 상담 기록지 등을 토대로 추궁한 끝에 범행 사실을 자백받았다. 원씨는 "그동안 너무 고통스러웠다"며 "후회한다"고 고개를 떨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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