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구조조정] 임종룡 위원장 "말 바꿔 송구스럽다...작년 12월부터 추가지원 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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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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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임애신 기자 =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작정하듯 속내를 털어냈다. 그 동안 대우조선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 온 그였다. 하지만 이날 대우조선을 둘러싼 책임론과 추가 지원계획을 세우게 된 배경 등에 대해 거침 없이 말을 이어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우조선 구조조정 백브리핑을 통해 "(전과 다르게)분명히 말을 바꿨다"면서 "그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5년 10월 청와대 서별관 회의 이후 대우조선에 대한 4조2000억원의 지원 방안을 발표하면서 '더 이상의 추가 지원은 없다'고 수차례 말해왔다. 하지만 이날 대우조선에 대한 2.9조원의 신규 자금 투입이 결정됐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그는 "당시 지원이 4조2000억원에 그치는 게 아니라 더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또 그럴 것 같다고 말할 수 없었다"면서 "대우조선이 정상화되는 게 국민 경제에 바람직하고 채권 회수에 있어서도 불가피하다고 보고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고 털어놨다.

임 위원장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조선산업에 대한 근본적인 조정이 아니라 세금이 투입돼 국민들의 부담으로 시장에 비춰지는 게 부담이었다"고 속내를 밝혔다. 그러면서 "소난골 협상과 수주 실적을 판단해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이 4조2000억원만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작년 12월부터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지난해 대우조선 빅2인 삼성·현대중공업뿐 아니라 인수 가능성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비공식적으로 협상을 타진하기도 했다. 임 위원장은 "하루라도 빨리 주인을 찾아주자는 취지에서 진행했지만 인수하겠다는 곳이 없었다"며 "그 때 부실하고 방대하게 커진 대우조선의 주인 찾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구조조정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뭔가를 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가중돼 있다는 것. 그는 "구조조정을 평생 해 왔는데 갈수록 상황과 여건이 여의치 않다"면서 "채권단과 함께 미래에 대한 추정과 전제 하에서 결정하는 일들이 많은 부분 결과에 의해서 재단이 되고 또 그 책임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비난과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임 위원장은 "구조조정에 대한 책임은 제가 져야할 것"이라면서도 "현 시점에서 어떤 게 국민 경제에 바람직하고 채권 회수에 유리한가, 오로지 이 판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포 마케팅'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끝도 없이 숫자를 부풀려서 공포심을 조장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그럴 목적이었으면 (숫자를 추정할 때)1년이 아니라 5년이나 10년으로 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금융위는 대우조선이 파산할 경우 59조원의 국민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추정치를 확인하기 위해 삼정회계법인을 통해 검증했다. 임 위원장은 "59조라는 숫자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최대한의 위험치"라며 "여러 전제 하에 숫자가 확실히 나오는 것이므로 신규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한 소재로 쓴다는 오해는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한진해운은 '안되고' 대우조선은 '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의 기본적인 틀과 접근방식은 동일하다"면서 "한진은 자율 채무조정에 실패해서 법정관리로 가게 됐고 소유주, 국민경제 미치는 영향, 업종의 경쟁력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인수합병(M&A)를 통해서 대우조선의 주인을 찾아주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며 "향후 건실한 기업이 되고 조선시황이 조금씩 좋아진다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우조선은 빠르면 하반기 상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대우조선이 향후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관리종목에 편입돼도 이미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태이므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 대신 8월말 결산때 한정의견 부분을 치유해서 '적정'을 받아야 한다.

임 위원장은 "채무 조정을 통해 부채비율이 개선되면 하반기 중 상장 재개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며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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