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주전 뺐다’고 징계? KBL ‘긴급 재정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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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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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는 추일승 고양 오리온 감독. 사진=KBL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이 최선의 경기를 펼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KBL 재정위원회에 회부됐다.

KBL은 23일 오후 2시 긴급 재정위원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심의 배경은 지난 22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과 전주 KCC의 경기에서 오리온이 KBL 규약 제 17조(최강 선수의 기용 및 최선의 경기) 등을 위반했다는 경기감독관, 경기모니터링위원, 비디오분석관 등의 보고서를 근거로 했다. KBL은 경기감독관, 경기모니터링위원, 비디오분석관 등이 매 경이 운영에 대해 심층 관찰 분석하고 있다.

이날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해당 경기에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를 비롯해 이승현과 문태종 등 핵심 주전 선수들을 출전시키지 않고 그동안 출전 기회가 없었던 선수들을 기용했다. 결국 오리온은 83-100으로 졌다.

이날 오리온이 패하면서 경기가 없었던 안양 KGC인삼공사가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KBL이 해당 경기를 문제 삼은 이유는 오리온과 인삼공사가 1위 자리를 놓고 경합 중이었기 때문이다. 오리온이 이날 경기를 포함해 2경기를 모두 이기고, 인삼공사가 남은 2경기를 모두 져야 1위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사실상 오리온이 1위에 오를 가능성은 매우 적었다. 인삼공사는 이미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하위권 두 팀인 서울 SK(8위)와 부산 kt(9위)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었다.

추일승 감독은 가능성이 희박한 정규리그 1위 경쟁 대신 부상의 위험성이 있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 방지와 체력 충전을 선택했다. 또 단기전을 위해 그동안 많은 시간을 뛰지 못했던 국내 선수들을 적극 기용해 다양한 전술을 시험했다.

KBL이 심의하는 오리온의 경기 포기 논란이 오히려 KBL의 긴급 재정위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KBL이 오리온을 재정위원회에 회부한 것은 상당히 위험한 조치다. 과연 오리온의 이날 경기가 징계를 받을 수 있는 범위에 속하느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해당 경기에 대한 선수 기용을 결정할 수 있는 감독의 절대적 권한에 연맹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셈이다.

이날 오리온은 비록 헤인즈와 이승현이 결장했으나 코트에 나선 선수들은 최선의 경기력을 보이며 KCC와 접전 끝에 패했다. 특히 헤인즈와 이승현은 올 시즌 부상 경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고의 패배 의혹의 발상은 더 위험하다. 과거 정규리그 막판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된 뒤 주축 선수들을 선발에서 제외했다는 이유로 ‘승부조작 파문’이 일어난 사례가 있지만, 이번 KBL의 처사는 너무 앞서간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도 비슷한 사례는 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명장’ 그렉 포포비치 감독이 주축 선수들에 대한 ‘휴식차 결장’이 늘어나자 흥행을 우선시하는 NBA 사무국이 나서 제재를 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포포비치 감독은 “선수들을 한 경기 더 보고 싶은가, 아니면 3년 더 보고 싶은가. 선수들이 부상 없이 플레이오프에 나서길 원하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계속해서 선수보호를 통한 자신만의 선수기용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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