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메기효과 나타날까’ 현대차 카셰어링 시장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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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13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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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마음만 먹으면 카셰어링 업체 인수하는 건 어렵지 않다”

지난해 현대자동차의 한 임원에게 카셰어링을 왜 시작하지 않느냐고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그는 1년 영업이익만 수조원인데, 사실 카셰어링 업체 인수는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그보다는 카셰어링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이를 통해 차를 판매하는 것이 회사의 수익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자회사인 현대캐피탈도 지난해 카셰어링 진출을 발표할 당시 “중소기업과 상생을 위해 플랫폼을 제공한다”며 자체 사업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동안 현대차는 제조업체 입장에서 사업을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파트너로서 시장이 커나가는 것을 지켜봤다.

이랬던 현대차가 지난달 한 발짝 더 나아가 중소업체에 카셰어링 플랫폼을 비롯해 커넥티비티 기술까지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생각보다 카셰어링 업체의 자동차 수요가 크지 않자, 중소업체를 겨냥한 새로운 수요창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더불어 정체된 친환경차 판매를 증진시키고, 고객의 친환경차 경험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현대차에게는 ‘일거양득’이다.

카셰어링 시장을 양분했던 그린카와 쏘카는 뒤통수를 맞은 격이다. 그동안 현대차와 협력관계로 전기차 카셰어링 활성화 보급 계획을 갖고 있던 양사 입장에서는 전략 수정도 고민해야 한다.

당장 현대차는 제주도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700여 대 이상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그린카와 쏘카의 제주지역 총 보유 차량(약 400대)을 뛰어넘는 수치다.

현대차의 제주지역 카셰어링은 현대캐피탈이 플랫폼을 제공하고, 제주지역 렌터카 업체 40개와 협업을 통해 7월부터 본격 전기차 카셰어링 사업에 나선다.

중소업체들은 현대차의 마케팅과 커넥티비티 기술을 바탕으로 카셰어링을 수월하게 서비스할 수 있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예약 고객을 인식해 도어 핸들 부위를 2회 노크하면 차량 잠금이 해제되는 ‘낙낙(Knock knock) 도어락’과 차량 이용자가 차량에서 일정 거리 이상 멀어질 때 자동으로 도어가 잠기는 ‘세이프 도어락’이다. 또 고객이 한 번 저장한 시트·사이드미러를 자동 적용해주는 ‘스마트메모리시스템’이 탑재된다.

급해진 쪽은 그린카와 쏘카다. 두 업체는 지난 5년 동안 시장을 만들었고, 이제 수익성을 내야하는 단계이다. 그런데 현대차라는 큰 산을 만난 것이다.

아직은 제주도와 광주(수소차, 전기차 카셰어링) 등만 진출을 밝힌 상태다. 이에 현대차의 카셰어링 진출이 두 업체에게 당장 피부로 다가오진 않을 것이다. 또 카셰어링 사업은 차량 관리, 고객 관리, 보험, 차량 매각 등 신경 쓸 부분이 많은 복잡한 사업이라 중소업체도 수익을 내기가 만만치 않다.

미꾸라지 농장에 메기를 양육하면 미꾸라지가 생기가 넘치게 된다. 이를 ‘메기효과’라 부른다. 쏘카와 그린카가 현대차의 진입을 긍정적인 '메기 효과'로 삼아 국내 대표 격인 공유경제 시장인 카셰어링 시장에서 새로운 혁신을 이어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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