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김형호의 상생협력(相生協力) "상생협력 투자 확대가 일자리창출에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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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31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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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사무총장]

투자의 역사는 길다. 고대 함무라비 법전(기원전 1700 년경)에는 담보에 대한 채무자 및 채권자를 성문화하여 개인간 투자가 활발했음을 알 수 있다. 고대 로마시대에도 투자(investment)는 성행했다. 카이사르가 갈리아에서 연전연승하는 동안 로마귀족들은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카이사르에게 막대한 전비를 제공했다.

투자의 어원은 ‘옷(vestis)’에서 유래한다. 좋은 옷을 입기 위해 사람들은 비용을 들이는데 이것을 투자로 본 것이다. 염색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로마시대에 색깔 있는 옷을 입는 것은 투자의 상징이었다. 카이사르는 집정권이 되자마자 눈에 확 들어오는 보랏빛 망토를 입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카이사르는 특유의 카리스마를 누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었다. 오늘날에도 ‘옷이 날개’라는 속담에는 투자의 긴 역사가 녹아 있는 셈이다.

현대에 접어들어 투자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었다. 투자는 미래의 예상 수익을 위해 현재 자금을 지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추가된 자본스톡 범주에는 기계, 건물 등으로 구성되는 고정자본 이외에도 재고 원재료나 제품 증가분도 포함된다. 문제는 확정된 이자율의 보장을 받는 저축과 달리, 투자의 경우는 불확실성이 수반되어 신중하게 결정된다는 점이다.

최근 우리 경제의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면서 투자가 부족하다는 의견들이 많다. 지난 10년 동안 대기업집단의 사내유보금이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국회 예산정책처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자산총액 기준 30대 기업집단의 사내유보금은 2006년 127조4,000억 원에서 478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소기업협력재단에서는 대기업의 투자를 늘리기 위해 동반성장 투자재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엄격한 의미에서 단기적인 이익을 기대하는 투자는 아니다. 대기업이 협력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을 출연하여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대기업도 함께 동반성장 하는데 큰 의의가 있다. 그동안 대기업의 협력사 지원 사업 투자에 대해 7%의 법인세 감면이 있었다.

여기서 협력사 지원사업으로는 중소기업 기술개발, 생산성 향상, 인력양성 등 협력사의 실질적인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사업에 국한했다. 또한 몇 차례에 걸쳐 세액공제 기한을 작년말까지 연장하고, 안전관련 설비 투자, 자문으로 도출된 과제 지원을 추가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계에서는 경제성장에 따라 사내유보금이 늘어나는 건 당연한 일로 주장하는 반면, 일부에서는 기업소득환류제도 등을 통해 사내유보금을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이 있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 금년부터 투재재원 확대를 위해 실효성있는 과감한 조치가 이루어졌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하여 세액공제 기한을 2019년까지 연장하고, 사용목적 제한을 폐지했으며 법인세 감면율을 7%에서 10%로 대폭 확대한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재원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우리 경제에서 투자는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기술개발, 생산성 향상 등을 위해서는 자금공급이 절실한 상황이다. 만성적인 자금부족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사용목적의 제한을 폐지한 이번 조치로 인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대기업은 협력중소기업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반면 여러 가지 혜택을 볼 수 있고, 중소기업으로서는 적기에 자금을 공급받아 기술개발 등에 집중할 수 있게 되어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시대에나 투자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변해왔다. 고대 로마에서는 의복에 투자하는 것이 당시로서는 최고의 효율을 높이는 방향이었을 것이다. 오늘날 협업과 융합이 강조되는 4차산업혁명에 대응해야 하는 우리에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투자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동반성장 투자재원의 확대는 협력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안정적인 자금을 공급함으로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격차 해소와 함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토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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