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최순실 국정농단 실체 베일 벗어...국조 2차 청문회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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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0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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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식 부국장 겸 정치부장]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 국회 국정조사특위의 청문회는 판도라의 상자를 완전히 열지는 못했지만, 그동안의 의혹들이 증인들의 입에 의해 확인되는 자리였다.

국조특위 위원, 즉 여야 의원들에 대해서 구태 등의 이유로 질타가 쏟아지긴 했지만 일부 자격 미달의 위원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위원들은 청문회가 가진 원초적 한계를 벗어나려는 노력은 돋보였다.

이번 청문회에서도 확인된 것은 이른바 ‘네티즌 수사대’의 활약이었다. 청문회 과정이 TV나 모바일 등으로 생중계되면서 증인들의 위증에 대한 ‘팩트체크’를 모티즌과 네티즌들은 실시간으로 특조위원들에게 전달했다.

대표적인 것이 7일 열린 2차 청문회에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최순실을 모른다고 딱 잡아떼자, 이를 지켜본 한 네티즌이 과거 영상 등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전달했다. 이 영상공개와 박영선 의원의 추궁으로 인해 김기춘 증인이 모르쇠로 일관했던 태도를 바꿔 청문회 말미에 “최순실을 몰랐다는 의미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없었다”는 식으로 말을 바꿨다.

광장 민주주의에 의해 대통령 탄핵의 불씨가 지펴졌고, 모바일과 온라인을 통한 소통으로 국정농단의 실체에 접근하고 있다. 이 모두가 자발적인 시민의 참여 때문에 가능했다.

1차 청문회에 쏟아진 국민의 관심은 재벌총수와 청와대 간 정경유착이었다면, 2차 청문회에 쏟아진 관심의 초점은 다소 달랐다. 청와대를 움직인 힘의 배후에 대한 추격전이었다. 핵심 증인의 불출석으로 비록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가 되었지만, 출석한 증인들의 충격적인 증언만으로도 엄청난 국정농단 일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국정농단 의혹사건을 처음으로 밝혔던 고영태 증인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최순실의 관계를 묻자, “김 전 차관은 최순실의 수행비서였다”고 말했다. 차은택 증인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은 같은 급”이라고 증언했다.

차은택 증인은 또 자신이 장관과 차관, 청와대 수석을 추천하면 최순실을 통해 그것이 현실화됐다고 밝혔다. 이 두 사람은 최순실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증인들이다. 즉 누구보다 더 가까이서 최순실의 평소 언행을 지켜본 사람들의 증언이라 그들의 증언을 통해 최순실 자행했던 국정농단의 실체에 다가설 수 있었다.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도 김종 전 차관의 윗선이 누구냐는 질문에 막힘없이 최순실이라고 답했다. 그의 답변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최순실 주변의 사람들은 일제히 최 씨가 박근혜 대통령과 동급이거나 대통령의 윗선이라고 증언했다.

이번 국정농단의 실체는 이것이다. 최순실 공화국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3차 대국민 담화에서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해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국회의 탄핵 표결을 하루 앞둔 8일까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진행된 2차례의 청문회만으로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유는 충분하다.

[박원식 부국장 겸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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