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3당 "朴 개헌론…누가 봐도 최순실·우병우 농단 덮으려는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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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24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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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임기 내 개헌"을 공언하면서 그 파장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야 3당은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궁지에 몰린 박 대통령이 정국을 블랙홀로 만들려는 의도로 개헌 카드를 던졌다고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하지만 야권이 개헌을 고리로 한 정계개편을 둘러싸고 정치적 계산을 달리하고 있어 미묘한 입장차도 보였다. 

◆민주당 "대통령은 개헌 논의서 빠져야…3선 개헌 당시 떠올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예전에 아버지가(박정희 전 대통령이) 정권 연장을 위해 3선 개헌할 때의 모습이 떠올랐다"면서 "마치 정권 연장을 위한 개헌 음모처럼 비춰진다"고 말했다. 

윤관석 민주당 수석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최순실, 우병우 등 측근의 비리를 덮으려는 정략적 개헌, 국면 전환용 개헌 논의 제안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시정연설에서) 최순실 게이트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등 측근 비리에 대해선 한마디도 없었다"며 "검찰의 엄정한 수사에 대한 약속조차 없다. 개헌 논의 제안으로 이 모든 것을 덮고 가겠다는 것인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야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 또한 박 대통령의 개헌론을 '국면전환용'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녹번동 서북50플러스 캠퍼스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은 그동안 개헌은 '블랙홀'이 될 것이기 때문에 개헌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말씀해왔다"면서 "이젠 거꾸로 '블랙홀'이 필요한 상황이 된 것이냐는 의아스러운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다만 "어쨌거나 개헌은 대단히 중요한 국가적인 과제이기 때문에 제가 즉흥적으로 답변드리는 것보다는 제안의 취지를 좀 더 살펴보고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국민의당 "당내 개헌론자 다수…朴 개헌 논의는 환영"

'손학규-안철수' 연대론이 거론되는 등 개헌을 고리로 한 정계개편 움직임이 활발한 국민의당은 일단 개헌 논의에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 대통령이 이제 와서 개헌론을 제시하는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뒤늦게나마 대통령의 임기 내 개헌 추진 입장을 표명한 것에는 환영한다"면서도 "누가 봐도 최순실, 우병우 등 대통령 측근의 국정농단을 덮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대통령 중임제'라는 개헌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을 거론하며 "박 대통령의 재임을 무게를 두고 다분히 최순실, 우병우 등 블랙홀 만들려는 정략적인 것도 숨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떻든 당내에는 개헌 논의에 활발하게 참여하자는 의견이 다수"라고 말했다. 

◆정의당 "부패한 권력 청산 위한 개헌 추진해야"

원내 유일한 진보정당인 정의당은 개헌의 방향성에 초점을 맞췄다. 권력형 부패와 국가 폭력을 청산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통해 최근 국정 현안에 대한 책임 있는 모습 대신 임기 내 헌법 개정 완수라는 느닷없는 제안으로 국민께 또 다른 불안을 강요하고 있다"며 "개헌은 필요하다. 그러나 대한민국에 필요한 개헌은 오늘 우리 국민이 목격하고 있는 부패하고 불의한 권력의 후안무치를 더 이상 허락하지 않는 개헌이며, 공권력을 빙자한 국가폭력을 영원히 추방하는 개헌이며, 국민 모두가 존엄을 인정받는 정의로운 개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정권의 정치적 기회주의에 이용되는 개헌이 아니다. 깜짝 개헌 제안으로 결코 최순실 게이트를 덮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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