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강남 규제한다는 데...압구정 구현대 85㎡ 호가 1억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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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23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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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압구정·반포·개포 공인중개업소 “관망세지만 가격 하락 없어”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일대 공인중개업소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오진주 기자]


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물건이 증가 추세인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가격이 내려서 나오진 않습니다.” (압구정동 A공인중개업소)

2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 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일주일 사이 압구정의 분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16일 국토교통부가 투기과열지구를 지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첫 번째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큰 압구정·반포·개포 재건축 단지 일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하지만 국토부가 실체 없이 변죽만 울려대고 있는 탓에 강남 재건축 단지의 시세는 크게 하락하지 않은 채 관망세만 보이고 있다.

이날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아파트 일대 공인중개업소는 한산한 분위기를 보였다. 간혹 전화가 걸려왔지만 시세를 묻는 전화 뿐이었다. 약 두어시간을 기자가 머무르는 동안 직접 공인중개업소를 찾는 손님은 없었다. 반포동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문의 전화도 별로 없고, 매수세가 끊어진 건 사실”이라며 “국토부가 규제한다고 하니까 금액이 조금 조정되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그는 “지난 주 일요일 이후 매수자들이 관망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국토부가 시장에 규제 신호를 던진 후 매물이 나온 곳도 있다. 개포동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난 주에 비해 개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42㎡(13평)~84㎡(33평) 사이의 소형 물량이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규제 분위기가 감지되자 비교적 소형이 많은 개포주공 1단지의 매도자들이 물건을 하나 둘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시세가 떨어지지는 않고 있다. 반포동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반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72㎡(22평)이 15억5000만원부터 16억원 사이에 시세가 형성돼 있는데 여기서 가격이 하락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개포동 C공인중개업소 대표도 “관리처분을 앞두고 있는 개포주공 4단지가 500만원 정도 웃돌고 있고, 나머지 단지도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오히려 호가가 상승한 곳도 있다. 압구정 구현대 아파트는 일주일 사이 호가가 역대 최고가를 넘어섰다. 압구정동 D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최고가에 거래 됐던 구현대아파트 전용면적 85㎡(35평)의 기존 매매가가 18억5000만원이었는데 얼마 전 19억원에 실거래가 이뤄졌다”며 “지금은 19억5000만원에서 20억원까지 호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3일부터 ‘압구정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구역지정 및 계획결정안’이 주민 공람·공고에 들어가면서 재건축 추진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이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은 대체로 국토부의 투기과열지구 지정 검토가 현실성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개포동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조합원 명의 변경이 금지되는데 그러면 재건축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현재 낡은 강남을 새롭게 짜는 단계에 있는데 단순히 과열을 잡겠다고 투기과열지구를 지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강남은 강보합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가 8·25 대책의 실패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압구정동 D공인중개업소 대표는 “8.25 대책이 나왔을 때도 결국 집값을 잡지 못했듯이 이번에도 매수자들이 눈치만 보고 있다”며 “실질적인 대책이 나오더라도 실수요가 많고 자금력이 충분한 매수세가 있는 강남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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