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면 산다?...패션그룹형지, 세정그룹 멀티브랜드 ‘돈 안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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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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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패션그룹형지의 '바우하우스'와 세정그룹의 '웰메이드' [사진=각 사 제공]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패션업계 멀티 브랜드가 매출 부진을 겪으면서 '뭉치면 산다'는 이야기가 옛말이 돼버렸다.

1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패션그룹형지와 세정그룹이 각각 전개하는 복합 쇼핑몰과 의류 편집숍이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유통망 확보 전략에 고전하는 중이다.

패션그룹형지는 지난 2013년 패션 아웃렛 '바우하우스'를 777억원에 인수하며 본격적인 유통업 진출을 꿈꿨다. 자사 브랜드는 물론 타사 브랜드까지 입점시키며 유통망 확보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우하우스를 전개 중인 형지쇼핑은 영업손실 국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4년 약 17억8000만원의 영업 손실을 입었던 형지쇼핑은 지난해에도 4억4000여만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부산에 준비 중이던 17층 규모의 '바우하우스 부산'도 제동이 걸렸다. 거점 주민들이 건설 전 교통영향평가가 누락됐다며 형지와 부산 사하구청 담당 공무원들을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교통영향평가란 건축물이 주변 지역 교통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확인하는 제도다. 주민들은 기존에도 교통이 혼잡했던 지역에 형지의 쇼핑몰 건설이 허가된 것이 의문스럽다는 주장이다. 

게다 형지쇼핑은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의  딸 최혜원 씨와 아들 최준호 씨가 지분을 절반씩 소유하고 있어 '2세 경영 실패'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세정그룹은 자사 브랜드만 속해있는 편집숍 '웰메이드'를 운영 중이다. 남성복 브랜드 '인디안', '브루노 바피' 외에도 잡화를 판매하는 '두아니'까지 이 매장에 입점했다. 

그러나 다양한 세정 브랜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강점이 있음에도 웰메이드 성적은 다소 부진한 편이다.

우선 매장 수를 지난해 360개 가량에서 350개 수준으로 줄였다. 지난해 매출액은 4200억원 가량으로 목표 매출액이던 45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4200억원의 매출은 2012년부터 정체된 매출규모이기도 하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웰메이드 론칭으로 2020년까지 2조원 클럽에 가입하겠다던 세정그룹의 계획 실현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세정그룹 관계자는 "경기 전반이 어렵다 보니 유지 비용이 많이 드는 번화가 상권에서 매장을 줄이는 것"이라며 "또 죽어가는 상권에서도 매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웰메이드는 향후 외곽에 큰 규모로 매장을 짓는 쪽으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며 해당 상권에 맞도록 입점 브랜드 물량을 능동적으로 조절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의류 할인가를 원가로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쇼핑몰이나 편집숍보다는 아웃렛과 할인이 잦은 온라인몰 등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하다"며 "단순히 브랜드를 모아놓는다고 매출 증진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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