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자연 거제도]섬과 섬 사이…바람에 물은 안부, 파도가 전해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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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2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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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거제=기수정 기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지난주에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환상의 섬, 거제도에 다녀 왔다.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도에서 전라남도 여수까지 이르는 남해의 물길 50해리, 한려수도에 위치한 거제도는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무한한 매력을 지닌 곳이다. 

70여개가 넘는 크고 작은 섬들, 쪽빛 바다에 그대로 투영된 푸른 하늘, 여기에 머릿결을 간질이는 산들바람까지…한 폭의 수채화같은 풍광은 가는 곳곳마다 절로 발길을 멈추게 했다.

여행을 마친 지 며칠이 지난 지금, 난 거제에서 머문 시간을 떠올리며 입가에 옅은 미소를 머금고 있다. 

​◆마음 심(心)을 닮은 그곳…지심도 
 

지심도 동백터널로 들어가는 한 여행객[사진=기수정 기자]


첫 행선지는 지심도로 정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섬 모양이 마치 마음 심(心)자와 비슷하다고 해서 지심도로 이름 붙여졌다.

지심도 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약 20분 지나니 하선하라는 선장의 말이 들렸고 짐을 챙겨 배에서 내렸다. 
 

지심도를 찾은 한 여행객이 동백터널로 향하고 있다.[사진=기수정 기자]


지심도는 본래 동백섬으로 유명하다. 붉은 동백으로 뒤덮인 동백 터널로 들어서면 그 아름다운 자태에 말을 잊지 못할 정도란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찾은지라 진록의 숲길이 동백의 아리따운 자태를 대신하고 있었다. 

찌는 듯한 더위에 이미 온몸은 땀범벅이 돼버렸지만 곳곳에 자리한 소나무·대나무를 스치고 불어오는 바람에 땀을 식혀 가며 전망대에 다다랐다.

기기묘묘한 형상의 기암절벽과 쪽빛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니 가슴 속에 쌓여 있던 근심의 체증이 쑥 내려가는 느낌이다. 여기에 나리꽃과 수국, 원추리 등 아리따운 야생화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지심도는 올해 휴가 가기 좋은 섬, 쉴 섬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민가 20여가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대체로 민박을 운영하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단 지심도는 물이 없어서 해수를 담수로 사용하는 만큼 이곳을 여행할 때는 물을 갖고 들어가거나 지심도 안의 카페나 매점 등에서 구입해서 먹어야 한다.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운 그곳…해금강
 

해금강 전경. 섬의 동남쪽 갈곶리에 위치한 갈곶도, 그리고 주변의 크고 작은 섬들을 해금강이라 부른다. 절경이 빼어난 이곳은 거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여행코스다. [사진=기수정 기자]


거제도를 여행하면서 놓칠 수 없는 여행지가 있다면 바로 해금강일 것이다.

주저 없이 해금강 유람선에 몸을 실었다. 

섬의 동남쪽 갈곶리에 위치한 갈곶도, 그리고 주변의 크고 작은 섬들을 해금강이라 부른다. 

해금강이라고 해서 '강(江)'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바다의 금강산이라는 뜻에서 해금강(海金剛)이다. 

지난 1971년 명승 제2호로 지정된 이곳 해금강은 거제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맑은 하늘과 푸른 바다, 기암괴석이 한데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해금강[사진=기수정 기자]


높은 곳에 우뚝 선 천년송을 비롯해 풍란과 석란, 억겁의 세월을 견디며 다양한 모양으로 변화한 기암괴석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거대한 신의 작품과 맑은 하늘이 영롱한 바다에 그대로 녹아드니 감탄사는 자동 연발이다.

사자바위와 십자 바위, 촛대바위 등을 둘러 보며 위대한 자연의 섭리를 느낄 수 있다. 일출·월출로 유명한 일월봉의 자태만 봐도 느낄 수 있는 해금강의 빼어난 아름다움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그중에서도 해금강 최고의 비경은 바로 십자동굴. 섬 안에 들어가 위를 올려다 보면 하늘이 마치 십자 모양으로 보인다고 해서 이렇게 불린다. 

단 평소 뱃멀미가 심하다면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좋다. 배가 심하게 흔들리면 제아무리 해금강의 풍광이 빼어날지라도 울렁이는 속 때문에 머무는 시간이 고통이 될 수도 있다. 

◆잘 가꿔진 그곳…외도 보타니아 
 

외도. 잘 다듬어진 나무들의 모습이 눈길을 끌다.[사진=기수정 기자]


해금강을 찬찬히 둘러본 후 거제도 여행의 정점을 찍기 위해 외도 보타니아로 이동했다. 

드라마 ‘겨울연가’에 등장한 덕에 이제는 너무나도 유명해진 외도는 해금강을 둘러본 후 다시 10분을 달리면 도착한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외도 전경[사진=기수정 기자 ]


외도 보타니아는 사람의 손을 거쳐 하나의 예술품으로 탄생한 곳이다. 고(故)이창호 부부가 섬을 찾았다가 수려한 자연경관에 매료돼 섬 전체를 사들인 후 30년간 아름답게 꾸며온, 피와 땀이 서린 곳이다.

이곳이 과연 척박한 바위섬이었을까 싶을 정도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곳은 봄이면 4만5000여평의 동백이 섬 전체를 붉게 물들인단다.

섬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많은 여행객들이 공원 곳곳에서 사진 삼매경에 푹 빠져 있었다. 

야자수, 선인장 등 800여종의 아열대 식물을 비롯해 조각공원, 유럽풍의 정원 등 충분하게 마련된 볼거리는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안겨 주기에 충분했다. 

이외에 경상남도 지정문화재인 공룡 굴, 공룡 바위, 공룡 발자국과 다양한 기암괴석 등 볼거리 풍부한 이곳에서 낭만을 만끽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연인들의 필수 데이트 코스…바람의 언덕
 

바람의 언덕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여행객들[사진=기수정 기자]


바람의 언덕. 도장포 마을 북쪽에 자리잡은 이곳의 본래 지명은 '띠밭늘'이었지만 해풍이 많이 불어와 바람의 언덕으로 불리게 됐다.
 

바람의 언덕 전경. 맑은 날이라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아 경치를 즐기고 있다.[사진=기수정 기자]

저 멀리서 불러오는 해풍에 머릿결이 날려 앞이 안보일 정도니 과연 바람의 언덕답다. 

천혜의 자연을 품은 거제도에서 조금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하다. 

탁 트인 바다와 초록빛 언덕, 하늘을 쓸고 간 구름의 흔적이 선명한 하늘빛과 어루어져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내니 심신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각종 영화와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의 배경이 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탄 이곳에는 벤치가 여러 군데 설치돼 있다. 대부분 이곳은 연인의 차지다.
 

바람의 언덕 벤치에 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커플의 모습이 낭만적이다.[사진=기수정 기자 ]

어깨를 감싸 안고 바다를 바라보며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의 모습은 무척 낭만적이다.

화창한 날에는 어느 방향에서 사진을 찍어도 그림같은 연출을 할 수 있는 이곳, 거제에 왔다면 꼭 들러보자.
 

지심도 해안선 전망대를 찾은 여행객의 모습[사진=기수정 기자]

지심도를 찾은 여행객이 섬 곳곳을 둘러보고 있다.[사진=기수정 기자]

여차 홍포 전망대에서 바라본 거제의 크고 작은 섬들[사진=기수정 기자]

지난 1971년 명승 제2호로 지정된 해금강은 높은 곳에 우뚝 선 천년송을 비롯해 풍란과 석란, 수억년 세월을 견디며 다양한 모양으로 변화한 기암괴석이 한 데 어우러져 [사진=기수정 기자]

지난 1971년 명승 제2호로 지정된 해금강은 높은 곳에 우뚝 선 천년송을 비롯해 풍란과 석란, 수억년 세월을 견디며 다양한 모양으로 변화한 기암괴석이 한 데 어우러져 [사진=기수정 기자]

지난 1971년 명승 제2호로 지정된 해금강은 높은 곳에 우뚝 선 천년송을 비롯해 풍란과 석란, 수억년 세월을 견디며 다양한 모양으로 변화한 기암괴석이 한 데 어우러져 [사진=기수정 기자]

사자바위와 십자바위, 촛대바위 등을 둘러 보며 위대한 자연의 섭리를 느낄 수 있다. 일출·월출로 유명한 일월봉의 자태에서 해금강의 빼어난 아름다움이 여실히 느껴진다. [사진=기수정 기자]

해금강 유람선. 사자바위와 십자바위, 촛대바위 등을 둘러 보며 위대한 자연의 섭리를 느낄 수 있다. 일출·월출로 유명한 일월봉의 자태에서 해금강의 빼어난 아름다움이 여실히 느껴진다. [사진=기수정 기자]

드라마 겨울연가의 배경이 된 외도 보타니아. 이국적인 풍광에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사진=기수정 기자]

도장포 마을 북쪽에 자리잡은 이곳의 본래 지명은 '띠밭늘'이었지만 해풍이 많이 불어와 바람의 언덕으로 불린다.[사진=기수정 기자]

도장포 마을 북쪽에 자리잡은 이곳의 본래 지명은 '띠밭늘'이었지만 해풍이 많이 불어와 바람의 언덕으로 불린다.[사진=기수정 기자]

 

바람의 언덕에 설치된 벤치에 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커플의 모습이 낭만적이다.[사진=기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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