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人100言]문규영 “도전을 즐기니 실패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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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2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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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의 기적을 이끌어낸 기업인들의 ‘이 한마디’ (110)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문규영 아주그룹 회장]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도전을 즐깁니다. 실패하더라도 어떤 때는 행복하기도 합니다. 이번엔 안 됐지만 다음엔 준비가 돼 있으니까요.”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은 “하루를 살더라도 도전에 대한 열정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선대회장이자 부친인 청남(淸南) 문태식 창업자가 창업이념으로 계승한 ‘개척자 정신’과 맥을 같이 한다.

문 회장은 아주그룹의 역사를 ‘혁신의 역사’로 요약했다. 나무로 만들던 전신주(전봇대)를 콘크리트로 바꾼 것이나, 아파트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1980년대 지하를 파는 대신 콘크리트파일로 건물 기초를 쌓은 것, 1990년대 아파트 건설 특수를 예견하고 레미콘 시장에 뛰어든 것, 이 모든게 아주그룹에서 시작했다. 당장의 오늘 보다는 내일을 내다보고 앞서 나갔기 때문에 도전했고, 성공했다.

아주그룹에 합류한 지 3년 만인 1986년 대표이사에 오른 문 회장은 기존 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았다. 상봉터미널 건설, 마포 서교호텔 인수 등이 이때 이뤄졌다. 검토하지 않은 업종이 없을 정도로 그가 구상한 신사업이 500개를 넘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규제가 워낙 심한 데다 금융이 발달하지 않아 인수합병(M&A)이 거의 불가능해 정말 원하던 사업을 할 수 없었다.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된 계기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였다. 많은 기업들이 쓰러지고 생존을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매달릴 때, 규제로 인해 신사업에 진출하지 못하고 돈을 쌓아놓기만 했던 아주그룹에게는 호재로 다가왔다. 그때 산업장비 렌털 사업에 진출했고, 뒤이어 렌터카 사업(현 AJ렌터카, 계열분리)에 뛰어들었다. 렌터카를 통해 자동차산업을 알게 된 뒤 자동차 할부금융 업체인 대우캐피탈(현 아주캐피탈)을 인수했다.

문 회장은 스스로를 ‘릴레이 2번 주자’라고 생각한다. 부친이 일으킨 사업을 더 잘 키워 다음주자에게 잘 넘겨줘야 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제가 0.1초라도 단축하는 게 다음 주자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마음으로 일한다”는 문 회장은 “그래서 엄청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오너와 전문경영인(CEO)은 미래를 보는 관점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CEO는 현재 관점에서 실적을 올리는 데 주안점을 두지만, 오너는 장기적인 성장 관점에서 기업을 본다. 오너가 중심을 잡아줘야 기업이 제대로 움직인다. 전문경영인에게 일반 경영은 맡기되 오너는 미래에 대한 방향을 짚어줘야 한다.”

문 회장은 후회 없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너무 많다. 공부에 ‘올인’하는 이유다. ‘지금 내가 아는 만큼 과거에 알았더라면 그렇게 결정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 때문이다. 앞으로도 판단해야 할 일이 숱한데 후회 없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 공부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영은 순진하게 해야 한다. 책에 나온 대로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나만의 경영비법’으로 성공한다는 건 단기간엔 가능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론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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