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경찰청 불법 오락실 파파라치 내통·소개까지 '물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6-05-20 14:2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일부 파파라치 업주 협박 거액 갈취 불거져

부산경찰청이 불법 오락실 업주를 갈취하는 전문 파파라치 조직을 적발했으나 실제로는 경찰과 내통하며 활동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부산 정하균 기자 = 부산경찰청이 불법 오락실 업주를 갈취하는 전문 파파라치 조직을 적발했으나 실제로는 경찰과 내통하며 활동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행성 오락실의 불법 영업 및 환전행위를 몰래 촬영해 업주를 협박, 거액의 돈을 챙긴 혐의(공갈과 협박, 변호사법 위반)로 노모씨(57) 등 7명을 입건, 조사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노씨 등은 부산 서면, 남포동 등지의 사행성 오락실 오락실 업주 13명에게서 2014년 8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3억 4500여만원을 뜯어낸 혐의다.

하지만 노씨의 이 같은 파파라치 역할은 경찰과 치밀한 물밑 거래로 이뤄진 것으로 취재진의 취재 결과 드러났다.

파파라치 조직의 총책으로 지목받고 있는 노씨는 실제로는 오락실 단속 경찰관으로부터 5명 안팎을 소개받아 활동했다며 자신의 신원을 밝히고 나섰다.

노씨가 이 같은 파파라치 활동에 가담한 것은 지난 2014년말 자신이 오락실에서 큰 돈을 잃은 뒤 불법 영업 사실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경찰에 제보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노씨는 불법 오락실을 단속 목적으로 본격적으로 드나들면서, 지난 한해 동안 100여 건이나 몰래카메라로 불법 오락실 영업 장면을 촬영, 경찰에 제보했다.

이 가운데 70건에 대한 경찰의 현장 급습으로 해당 오락실의 불법적 환전행위가 적발되면서 신고포상금으로 1650만원을 지급받기도 했다.

노씨의 파파라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일부 경찰은 노씨와 함께 활동할 사람을 직접 소개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씨에게 지난해 6월께 노씨에게 행동대원 3명을 소개해 준 것으로 알려진 모 경감은 "불법 오락실을 단속하기 위한 부득이한 방법으로 직원들끼리 십시일반 돈을 거둬 작업(손님가장한 정보원 활용한 단속)을 했으나 노씨를 알고 난 뒤 (게임장에서 자주 눈에 띠어 알게된) 3명을 소개해 줬다"고 시인했다.

이 경찰관은 "이들이 넘겨주는 제보 사안에 대해 충실히 단속에 나섰을 뿐, 이들이 (업주를 협박) 돈을 챙기는 건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경찰의 지원까지 받게 된 노씨는 자신의 행동대원 6명에게 건당 신고포상금의 2~3배를 지급하며 불법 오락실 단속 사전 활동을 독려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노씨는 이 같은 비정상적 생활을 한 동기에 대해 "여행업에다 사채 놀이로 돈 벌만큼 번 2013년께 우연히 오락실에 출입하면서 수억원을 잃은 뒤 사행성 오락실을 모조리 없애야 한다는 정의감 때문에 생돈을 써가며 경찰이 소개해 준 사람들을 관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불법 파파라치 활동은 올들어 노씨와 별도로 활동하던 또다른 파파라치와 대립하면서 경찰의 수사 대상으로 도마에 올랐다.

이들 때문에 구속될 처지에 몰린 오락실 업주들도 노씨 등에게 돈을 상습적으로 뜯겼다며 피해 사실을 뒤늦게 경찰에 제보하고 나섰다.

노씨는 이와 관련, "몇몇 업주에게서 2000여만원의 돈을 받기는 했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돈을 경찰로부터 소개받은 사람(6명)들을 관리하는 비용으로 모두 썼다"면서 "경찰이 '기획수사'로 아픈 부분을 잘라내기 위해 (나를) 파파라치 총책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 광수대 관계자는 "노씨만을 타겟으로 기획수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노씨 외에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