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한일 위안부 협상, 국회비준 필요한 사안 아니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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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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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사회와 충분한 사전합의 없이 이뤄져" 아쉬움도

일본을 방문 중인 정의화 국회의장은 16일 한·일 정부가 타결한 위안부 협상에 대해 "국회 비준이 필요한 사안은 아니지 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일본을 방문 중인 정의화 국회의장은 16일 한·일 정부가 타결한 위안부 협상에 대해 "국회 비준이 필요한 사안은 아니지 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일본 중앙대에서 약 300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일관계, 의(義)로써 화(和)를 이루자'라는 주제의 특강 직후 학생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헌법 제60조 제1항을 거론, "현행법을 보면 나라에 큰 예산이 필요하거나 국민의 지불이 요구되는 중대한 (사안은) 국회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가 합의한 그 내용이 이 법에 해당하는 것으로,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5월 30일부터 시작될 20대 국회에서 그 부분이 아마 논의가 되겠지만, 제가 볼 때는 국회 비준이 필요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또 한·일 정부의 위안부 협상이 "시민사회와 어떤 사전에 충분한 합의와 논의없이 이뤄진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일본과 한국에 문화의 차이가 있다. 약간의 이해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 합의된 사항이 빨리 이행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 밝혔다.

다만 "위안부 문제는 굉장히 예민해서 국회의장으로서 무엇인가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다"며 이 같은 견해가 사견임을 분명히 했다.

이날 정 의장은 한·일관계 증진을 위한 양국 젊은 세대의 역할도 강조했다.

조선통신사를 언급하며 "조선에서는 수백명의 인원이 정성을 다해 준비해 한양에서 에도까지 아무리 짧아도 6개월에서 1년이 걸리는 길을 떠났다"며 "이런 노력을 통해 조선과 일본은 임진전쟁의 적대와 상처를 물리치고 유례가 드문 안정과 평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의 젊은이가 21세기 새로운 한·일관계를 위해 '신(新) 조선통신사'가 돼 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고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두 나라의 젊은이들이 깊은 연대감 속에 함께 손잡고 한국과 일본, 그리고 동아시아를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견인하는 중심으로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핵을 가진 적대적인 북한을 동북아 한가운데 두고 평화와 번영의 지속을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한·일 두 나라의 국민이 신뢰를 깊이 쌓고, 한·중·일 3국이 동아시아의 미래를 같은 시각으로 내다볼 수 있다면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안정이 더욱 가까워질 것"이라 기대했다.

한편, 정 의장은 이날 일본 중앙대에 얽힌 개인적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정 의장은 "선친이 1930년 아홉 살의 나이로 일본에 건너왔고, 일본 중앙대 법학전문과를 졸업했다"며 "중앙대 본부 건물 앞에 있는 비석 뒤에 적힌 아버님의 이름을 발견하고 순간적으로 하늘에 계신 아버님을 만난 느낌을 받았다. 제가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잘 모르실 거다"라고 말했다.

이날 정 의장은 일본 중앙대 특강을 마친 뒤 오시마 다다모리(大島 理森) 중의원 의장과 면담하고, 이날 개최되는 중의원 본회의를 방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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