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OPS 1위’ 대단한 김현수, 쇼월터 감독도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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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2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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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오리올스 외야수 김현수가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8회 대타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P)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이렇게 꼬일 수 있을까. 무언의 방망이가 시원섭섭하다.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가뭄에 콩 나듯 나와 ‘따박따박’ 안타를 때리고 있다. 김현수의 뜻밖의(?) 활약에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의 머리도 복잡해졌다.

김현수는 29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서 10-2로 크게 앞선 8회말 대타로 나서 안타를 기록했다.

김현수는 1사 1루 상황에서 크리스 데이비스 대신 타석에 들어섰다. 벤치만 달구던 김현수는 무려 5경기 만에 얻은 소중한 기회였다. 상대 투수는 다니엘 웹. 김현수는 2B1S 이후 4구째 시속 150㎞ 직구를 부드럽게 밀어 쳤다.

바깥쪽으로 절묘하게 제구가 된 코스였다. 김현수가 감각적으로 받아친 깨끗한 좌전 안타였다. 김현수는 1루에 안착한 뒤 후련한 듯 모처럼 웃었다. 후속타 불발로 김현수의 득점은 없었다.

김현수는 빅리그 데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쇼월터 감독을 포함한 구단과 개막 엔트리 합류를 두고 팽팽한 신경전까지 벌였다. 고정 선발도 아니고 대타 기회도 적다. 경기 감각은 당연히 떨어졌다. 심리적 부담감도 커 위축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김현수의 활약은 실로 놀랍다. 출전한 5경기 모두 출루에 성공했고, 멀티 안타 2경기, 멀티 출루 3경기, 안타는 4경기에서 기록했다. 김현수의 시즌 타율은 0.545(11타수 6안타)에 달한다. 볼넷도 2개를 얻어냈고, 출루율(0.615)과 장타율(0.545)을 합산한 OPS는 무려 1.161을 찍었다. 타율, 출루율, OPS 부문 팀 내 1위다.

KBO리그 ‘타격 기계’라는 수식어에 손색이 없는 활약이다. 그런데 김현수는 벤치만 지키고 있다. 시범경기부터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한 김현수는 시즌 개막 이후에도 달라진 것이 없다.

볼티모어에서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선수는 외야수 조이 리카드다. 올 시즌 21경기에 출전해 시즌 타율 0.295(88타수 26안타), OPS 0.740을 기록 중이다. 여전히 팀 공헌도가 높은 선수는 분명하다. 하지만 최근 15경기에서 타율 0.258, 7경기에서 타율 0.179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볼티모어의 시즌 초반 상승세도 김현수에게는 불리하다. 볼티모어는 최근 2연승으로 시즌 전적 13승8패를 기록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성적이다. 팀 성적이 좋은 상태에서 굳이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줘 분위기를 흔들 필요가 없다.

김현수의 빅리그 시작은 꼬였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 남은 그의 선택과 현재 기회에 충실한 활약은 매우 현명하고 대단하다. 쇼월터 감독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 것만으로도 큰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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