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전개하는 배송의 법칙... "경쟁사 배송경쟁은 요율 인상만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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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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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이 외주 배송업체 이용하면 연간 350억원 절감할 것"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이커머스기업 쿠팡의 '로켓배송' 전략이 실질적인 배송시장 트래픽 증가로 이어지면서 경쟁업체들이 빠른 배송을 위한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다만 대부분이 배송의 외주화를 추진하고 있어 택배 수수료 및 요율 인상을 유발해 배송업체의 배를 불린다는 관측이다. 쿠팡은 고객만족도 등을 제시하며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상품 판매부터 배송까지 모든 단계를 직접 서비스하고 있다.

11일 한국통합물류협회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택배 물량은 전년대비 11.87% 증가한 18억 박스를 기록했고, 매출 기준으로는 4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26% 증가했다. 협회는 올해도 박스 기준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신건식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차별화 도구로 가격을 택했지만 지금은 배송속도와 같은 비가격 요인에 주목한다. 택배시장이 현재 소셜커머스와 옴니채널 확산만으로도 2차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온라인쇼핑 협회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커머스 시장은 2015년 기준 약 52조원으로 추정된다. 일반몰이 25조원, 오픈마켓이 20조원, 소셜커머스가 7조5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소셜커머스의 성장이 고무적인데 취급고 기준으로 2010년 대비 5년 연평균성장률은 172.4%가 예상된다. 쿠팡을 중심으로 티켓몬스터와 위메프의 고속성장에 힘입은 바 크다.

특히 신 연구원은 "쿠팡이 고객 만족에 입각한 작품인 로켓배송과 친절한 쿠팡맨을 만들어냈다. 기존 배송단에서 지적됐던 배송연기나 택배상품 훼손, 불친절, 분실 등을 현저히 감소시켰는데 반응이 성공적이다"고 전했다.

이에 맞서 티몬도 지난해 '슈퍼마트' 서비스를 출범했고, 무료 반품 서비스까지 도입했다. 현대로지스틱스(현대택배)와 협약을 맺어 티몬 전담배송팀을 구성해 슈퍼마트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24시간 이내에 배송된다.

위메프는 현재 낮 12시 전까지 주문하면 당일 배송해 주는 ‘위메프가 지금가요’ 서비스를 일부 품목에 한해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는 위메프가 아닌 판매자들이 배송을 책임진다.

G마켓과 11번가는 홈플러스와 제휴해 당일 배송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냉동·냉장·신선식품도 홈플러스 거점을 이용해 배달해주고 있다.

차이점은 쿠팡을 제외한 대부분이 자체 배송보다는 택배 회사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티몬의 ‘슈퍼마트’는 전담 택배 기사와 차량, 그리고 유통플랫폼의 유니폼 착용해 쿠팡맨과 비슷한 효과를 누리고 있다. 전담배송은 서비스 수준을 쿠팡맨에 맞추면서 대단위 물류센터를 지을 필요가 없고 저렴하게 배송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전담 택배 네트워크를 이용해야 하므로 요율은 올라간다는 분석이다.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강력한 배송시스템을 구축하려면 택배 회사와의 공조가 필요하며 서비스가 추가될수록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쿠팡의 경우 쿠팡맨의 감성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쿠팡맨을 직접 고용해 박스당 수수료 체제가 아닌 월급제와 인센티브 형태로 급료를 지급한다. 과거 택배 기사들의 미션이 수입을 위해서 배달량에만 집중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쿠팡이 일반 택배의 물류시스템을 활용했다면 업계에서는 대략 연간 350억원(물동량, 자체배송, 박스당 배송비, 가격 협상 변동 요인 등 감안)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신 연구원은 "쿠팡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통 플랫폼들은 향후 자체 배송보다는 택배 회사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간 경쟁으로 특송에 가까운 서비스가 출현할 것이며 택배 단가 및 요율 인상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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