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도 예외없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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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0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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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제철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결국 포스코가 베트남 자회사가 생산하는 철근을 한국으로 들여온다. 철강시장에도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이 시작됐다는 지적이다.

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베트남 법인인 ‘포스코 SS VINA’에서 생산된 철근이 국내 반입을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지난 달 말 국내 반입을 위한 KS인증을 마쳤으며 반입 시기를 두고 조율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연말 전 판매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스코가 국내로 들여올 철근은 연간 10만t 수준이다.

포스코는 과거 동대구 복합환승센터 건립 공사에 RH형강을 생산해 납품한 적이 있지만 철근을 국내 시장에서 유통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에 대해 중소형 제강업체들은 “쇳물을 만들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고로업체가 철근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중소제강업체를 죽이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앞서 지난달 22일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대한제강 등 6개 제강회사의 영업 관련 실무진 및 임원들은 산업통상자원부를 찾아 포스코의 철근수입에 대한 부당성을 설명하고 수입 금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포스코측은 “국내에서 유통되는 철근은 연간 약 1000만t 수준으로 수입되는 물량은 전체의 1%에 그쳐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기 어렵다”면서 “특히 수입물량 대다수는 포스코건설 등 자회사가 소화하게 될 것”이라며 강조한 상태지만 우려감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제강업체 관계자는 “포스코의 수입물량 10만t만으로는 직접적으로 제강사들이 타격을 입긴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수입이 찻잔 속 태풍이 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만일 포스코가 봉형강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조치라면 반짝 상승한 철근시장이 고사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그간 제강사들이 수입산 철근 근절을 위해 진행해온 노력이 포스코의 수입재 유통으로 일순간에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간 포스코를 포함한 철강업계와 정부가 수입산 제품에 대한 대응을 해왔다”면서 “하지만 포스코가 철근 완제품을 들여오면 앞으로 수입산 제품 대응에 있어 명분이 사라진다”고 꼬집었다.

반대로 포스코의 베트남산 철근이 시장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그간 철근을 만든적도 없고 수입되는 철근들도 베트남에서 팔리지 않은 제품이 대다수로 보인다”면서 “신뢰성이 검증 되지 않아 대형수요처(대형건설사)들이 직접 구매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베트남산 철근을 시장가격보다 저렴하게 유통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만일 가격이 낮아진다면 앞으로 철근가격 협상에 있어 제강사들이 불리한 위치에 놓일 것”이라며 “단일 품목으로 가격이 형성되는 철근시장 특성상 협상에서 하락된 가격이 제시된다면 인하에 나설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중소 제강업체들의 피해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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