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의 시인’ 美신경학자 올리버 색스 별세…향년 8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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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3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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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의학계의 시인’ 올리버 색스가 30일(현지시간) 향년 82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의학자인 그는 직접 만난 희귀 신경질환 환자들의 삶과 특별한 재능을 주로 기록했으며, 이를 토대로 저서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화성의 인류학자', '소생' 등을 출간해 한국 독자에게도 이름을 알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색스는 이날 미국 뉴욕의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암이었다. 뉴욕대 의대 신경학과 교수인 색스는 지난 2월 NYT 기고문을 통해 자신이 시한부 판정을 받았음을 공개했다.

그는 “남은 몇 개월을 어떻게 살지는 내게 달렸습니다. 풍성하고 깊고 생산적으로 살려고 합니다”라며 “우정을 깊게 하고 사랑하던 사람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더 많이 쓰고 여행하면서 인식과 통찰력의 새 지평에 다다르려 합니다”라고 고백했다.

1933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색스는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1960년대에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신경과 전문의 자격을 얻어 직접 만난 수많은 환자들의 사연을 그만의 인간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대중에 소개했다.

인지능력을 상실해 아내를 모자로 착각하고 집어들려고 했던 남자나 어떤 시점 이후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환자, 사람 사이의 감정적 교환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는 환자, 똑바로 서지 못하고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져 걷는 환자 등의 사례가 그의 책에 실렸다.

그의 재능은 이런 환자들을 이상해 보이는 증상으로만 소개하지 않고 질병에 맞서 존엄을 찾으려 애쓰고 재능을 발휘하는 특별한 존재로 그려내는 데서 발휘됐다.

덕분에 대중이 뚜렛증후군이나 아스퍼거증후군 등의 질환에 대한 무지와 편견에서 벗어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그의 저서는 미국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팔렸다. '소생'이라는 책은 로버트 드 니로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흥행했으며 한국에는 1991년 '사랑의 기적'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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