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떠나자 세무조사…제약업계의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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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0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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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지연 기자=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연이은 약가 인하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제약업계에 강도 높은 세무조사가 더해지면서 침울한 분위기다.

제약업체 관계자들은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어느 정도 예상했다면서도 너무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제약업체 역시 영업 부진으로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들은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정상적인 기업 활동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며 위기감을 토로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4개월 이상 세무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이번 조사는 2011년 이후 4년 만에 이뤄지는 정기조사다. 하지만 기간·압박 수위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관계자들의 진땀을 뺐다. 일각에서는 한미약품의 추징금이 수백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A업체도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세무조사를 받았다. 이들 두 업체 외에도 현재 4~5개 곳의 중소 제약사들이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제약사 대상 세무조사는 업종과 분야, 지역에 관계없이 교차 조사 형태의 고강도로 진행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소형 제약사를 합치면 조사받고 있는 곳은 수십 개로 늘어날 것"이라며 "중소 규모 이하 법인에서 느끼는 심리적 압박은 더 클 것"이라고 귀띔했다.

제약사들이 세무조사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이유는 ‘세무조사=수억원대 추징금’ 공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연초에만 셀트리온제약·유유제약·안국약품 등이 50억~100억원대에 달하는 추징금을 부과 받았다. 지난해에도 녹십자(70억원), 대웅제약(124억원), 삼진제약(132억원)등이 세무조사를 받아 수억원대의 추징금을 낸 바 있다.

제약사들에게 추징금 폭탄이 이어지자 업계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다른 업종에 비해 비교적 만만한 상대인 '제약사 털기'에 나섰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메르스 추경예산이 편성될 때부터 제약사들의 세무조사는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불만이 나올 정도다. 정부의 무능으로 붉어진 사태를 또다시 ‘기업 때리기’로 수습하려 한다는 의미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몰아붙이기식의 세무조사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국세청의 성과 내기식 조사가 기업들의 정상적인 경영활동까지 위축시키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영업이익 반토막에 추징금 부담까지 겹치면서 지난해부터 연 2회였던 공개채용을 1회로 줄이고 채용 인원 역시 50% 이상 감축했다”며 “청년들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만 줄어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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