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의 늪에 빠진 20대…고금리 쫓겨 신용불량·워크아웃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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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31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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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전운·이정주 기자 =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 등 20대 연령층이 빚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단순히 부채가 증가하는 것을 넘어 소득이 일정치 않은 20대들을 대상으로 30% 안팎의 고금리 대출이 이뤄지고 있어 사회 초년부터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거나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20대 신용불량자(금융채무불이행자)는 지난 6월말 기준 12만1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만 1조1300억원으로, 지난 2010년 1조1500억원에 비해 크게 변동이 없다. 20대의 금융채무불이행 실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관련기사 3면>

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20대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 2분기 개인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20대는 1996명으로 1분기 1841명보다 늘었다. 지난해에는 총 6671명이 개인워크아웃을 진행했다. 프리워크아웃을 진행한 20대도 지난해 1419명으로 5년전인 2010년 1129명보다 증가했다.

20대의 악성부채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신용카드 사용 증가 및 고금리 대출 이용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지급행태 조사결과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대의 지급수단별 이용 비중은 신용카드가 43.8%로 가장 높았으며, 신용카드 보유율은 67%였다. 1인당 신용카드 보유 장수는 평균 1.72장이었다. 또 하루 평균 지급수단 이용건수는 2.9건으로, 전 연령대 중 신용카드 사용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20대들의 소비행태는 부채 증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1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은 것도 20대들의 부채를 악성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들이 생활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을 찾고 있지만 사실상 대출이 쉽지 않아 금리가 높은 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2금융권 업체들이 별다른 소득이 없는 20대 대출자에게 30% 안팎의 살인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미처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에 고금리 늪에 빠진다는 점이다. 20대들은 특히 대출 중개인 등을 통해 아르바이트 등 적은 소득이라도 확인되기만 하면 저축은행·캐피탈 등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청년실업률도 20대들의 부채 증가와 관련이 깊다. 대학 졸업 이후까지 부모세대에게 손을 벌릴 형편이 안되는 20대들의 상당수가 몇년째 취업 준비를 위해 원룸이나 고시원 등을 전전하면서 주거비와 생활비, 심지어 유흥비 마련을 위해 고금리 대출을 찾는 경우도 빈번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제적 관념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20대 젊은이들에게 고금리 대출이 이뤄지는 것은 이들을 신용불량자로 전락시키는 등 사회적 폐해를 낳을 수 있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고금리 장사를 펼치는 일부 금융사는 도덕적 문제 논란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규제가 가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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