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조현아와 백종원의 기업위기관리…맥신코리아 대표 한승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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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05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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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신코리아 대표 한승범[사진제공=맥신코리아]

2015년을 뜨겁게 달궜던 2大 인물이 바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일 것이다.

‘조현아와 백종원의 평행이론’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로 두 사람은 많이 닮아 있다.

우선, 은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것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여기서 거론 안 해도 될 정도의 대한민국 은수저의 상징이다. 백종원 대표는 충남 예산 최고의 교육자 집안에서 태어났고, 백 대표의 할아버지는 충남교육감을 지냈다.

둘째, 결혼 로맨스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같은 재벌가가 아닌 성형외과 의사와 결혼하여 화제를 낳았다. 백종원 대표는 잘 알려진 대로 15살 연하인 톱스타 소유진과 결혼하여 뭇남성들의 시샘을 한 몸에 받았다.

셋째, 최고의 성공이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은 신도 부러워한다는 재벌 3세이자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 갈 차세대 기업인이다. 대한항공 세계 최고의 항공 기내 서비스를 만든 사람이 바로 조 전 부사장이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프랜차이즈의 ‘미다스의 손’, 요식업계의 ‘신의 손’으로 불리고 있을 정도로 성공한 사업가이다. 백 대표는 연매출 700억원에 달하며, 27개의 브랜드와 426개 점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째, 초대형급 기업위기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작년 말 소위 ‘땅콩회항’ 사태로 곤혹을 치렀고, 백 대표는 친일파 후손 논란에 이어 최근 아버지의 성추행 의혹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렇듯 닮은 두 사람의 위기에 따른 결과는 확연히 달랐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국민적 공분을 사고 결국 구속되는 비운을 맞았다. 반면, 백종원 대표는 친일파 후손 논란에 즉각적인 해명으로 정면돌파를 했고, 아버지 성추행 의혹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전혀 다른 결과를 맞은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아날로그 시대와 디지털 시대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가 바로 권력이동(Powershift)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일찍이 말했듯이 정부·기업·언론의 권력이 대중에게 상당 부분 이동된 것이다. 지금도 절대 갑이 가지고 있던 권력(정보)이 시시각각 을에게 옮겨지고 있다. 이런 점을 간과하고 있는 기존의 권력기관들은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몰락하는 비운을 맞게 되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기업위기관리는 아날로그와는 전혀 양상이 다르다.

기존의 기업위기관리 매뉴얼은 실전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위기의 형태와 전개과정이 천양지차이기 때문이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기업위기관리의 핵심이 될 수 있다.

즉, 위기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지는 사실 공격하는 당사자들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기업위기관리에 몇 가지 중요한 원칙들은 존재한다.

1. 평소에 잘해라.
조현아 전 부사장은 ‘땅콩회항’ 이전부터 대중에게 사랑받는 캐릭터가 아니었다. 재벌 3세, 173cm 큰 키의 수려한 외모, 미 명문대, 당찬 이미지, 거침없는 언변 등은 대중에게 시지·질투를 불러일으키는 거의 모든 요소들을 갖추었다. 반면에 백종원 대표의 이미지에는 대단한 집안, 명문대, 성공한 CEO가 대중에게 거의 각인되지 않았다. 옆집 아저씨의 이미지만이 있었다. 그 차이는 바로 ‘겸손’이다.

2. 떡밥의 차이.
조 전 부사장은 ‘땅콩회항’ 사태 이후 수없이 많은 떡밥을 대중에게 헌화했다. 변명, 사과, 광고, 또 사과, 사무장 인터뷰, 조사,... 정말 언론과 대중이 좋아하는 떡밥들을 계속 투척했다. 백 대표는 친일파 후손 논란에 즉각적 대응 한 번 하고 아버지 성추행 의혹에는 일절 말을 삼가고 있다. 지속적인 비판을 하려고 해도 소재가 부족해 논란이 잦아들 수 밖에 없다. 기업위기관리에서 때로는 사과하는 것 보다 침묵하는 것이 더 나을 때도 있다.

3. 제 3자의 지원.
조 전 부사장을 옹호하는 사람이나 세력이 거의 전무하다 시피 했다. 초기에 누리꾼의 99.9%가 조 전 부사장을 비난했다. 마녀사냥의 전형적인 케이스였다. 백 대표의 경우는 전혀 달랐다. 그가 입을 닫아도 언론과 누리꾼 대부분이 연좌제를 들어 옹호했다. 백 대표의 팬덤이 그를 지속적으로 티비에 나오게 만든 것이다. 평판(reputation)이란 ‘남이 써 주는 이력서’라고 한다. 어떤 식으로든 조 전 부사장을 지지하는 세력을 만들었어야 한다.

대중이 스마트폰으로 중무장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온라인 위기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정부·기업·단체·언론과 같은 권력기관은 말할 것도 없고, 소상공인·공무원·전문직과 같은 공인도 자유롭지 못하다.

일반인도 시시각각 성난 대중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성행위 동영상, 커플 사진, 게시글. 댓글 하나에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수없이 존재한다. 대중은 온라인상에서 공격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심지어 언론인도 온라인 평판 관리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 온라인 평판에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특히, 기업의 경우 온·오프라인 위기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그 양상은 기하급수적인 증가라고 단언할 수 있다. 성난 을들은 오늘도 먹잇감을 찾아 온라인과 오프라인 곳곳을 뒤지고 있다.

이들에게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기업위기관리의 원칙 3가지를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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