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고개 숙인 증권업계, 반성과 각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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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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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증권 담당 기자들은 지인들로부터 종종 '좋은 주식 정보 없느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그럴 때 유용한 투자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기자가 몇이나 될까?

기자들이라고 해서 돈을 벌만한 '알짜 정보'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재테크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기자들은 다양한 정보통을 이용해 돈 될만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는 전문가나 투자자가 아닌 저널리스트의 마인드로 접근하기 때문에 주식 정보를 대하고 다루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 또 기자들 역시 기사를 위한 정보를 얻기 위해 증권업 종사자들의 의견을 참고하는 경우가 많다.

정보통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기자들도 그런데, 하물며 개인투자자들은 어떻겠는가. 풍부한 경제·증권 지식을 갖고 스스로 주식투자의 뱡향을 정하는 투자자들도 있겠지만,  보통은 증권 전문가들의 의견에 의지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요즘 증권업계의 입장이 상당히 난처해졌다.  중국 증시의 폭락으로 그동안 중국 투자를 적극적으로 권해왔던 증권사들이 본의 아니게 '양치기 소년'이 된 것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서둘러 리포트 등을 통해 '중국 투자 주의보'를 발령하고 있다. 급하게 고객들에게 연락해 중국 주식을 모조리 팔라고 권하는 증권사들도 있다. 

이같은 증권사들의 긴급조치에도 불구하고 '뒷북'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증권사가 고개를 숙여야 했던 일이 중국 이슈만은 아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증권업계가 제대로 뒷통수를 맞았다. 대우조선해양이 2분기 수조원대 영업손실을 낸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내고 목표주가마저 올렸던 애널리스트들은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급하게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내고 목표주가를 크게 낮춘 애널리스트들도 있지만, '이미 늦었다'는 냉소적인 반응이 쏟아진다. 

이 뿐만이 아니다. 상반기에는 가짜 백수오 사태가 증권업계를 뒤흔들었다. 백수오 제품을 판매하는 코스닥 상장사 내츄럴엔도텍이 이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밝혀졌고, 당연히 이 회사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내츄럴엔도텍 주식을 샀던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는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그동안 백수오 열풍을 이유로 내츄럴엔도택을 유망종목으로 추천하고 목표주가도 크게 올렸던 애널리스트들은 죄인 취급을 받아야 했다.

증권 전문가들도 사람이다. 그들이 사소한 이슈로도 하루 하루 심하게 흔들리는 증시를 정확히 꿰뚫어 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분석과 전망이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로 엇나갈 수 있는 법이다. 

그렇다고 마냥 '그럴수도 있지'라며 안일하게 생각하고 넘길 수는 없다. 올해 들어 발생한 일련의 사태들을 계기로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증권업계가 다시 한번 고삐를 바짝 쥐어야 할 때이다.

또 고객들을 유치하는 데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다, 만에 하나 있을 위기에는 둔감해진채 이슈 몰이에만 열을 올렸던 것은 아닌지 반성할 필요도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우선적으로 의지하는 곳이 제도권 증권업계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증권사와 애널리스트들이 강한 책임의식으로 올바른 투자 방향을 제시해주기 바란다. 

물론 언론 역시 마찬가지다.  비판적인 시각 없이 증권업계의 주장만을 막무가내로 받아 썼던 것은 아니었는지, 언론 역시 통렬한 반성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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