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경쟁력 강화 바람 속 고민 깊어지는 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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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0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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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제공 ]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최근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 및 금융권 전반의 흐름이 금융지주사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우리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민영화를 앞두고 증권, 보험, 저축은행 등 주요 계열사를 전부 매각해 은행업 하나만 남았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 경쟁력 강화 방안을 쏟아내면서 금융지주사에 속해 있는 경쟁 은행들에 비해 우리은행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계열사간 칸막이 규제완화 차원에서 오는 10월부터 은행 창구에서 계열 저축은행이나 캐피탈사의 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다음달부터 은행·증권 복합점포에 보험사까지 시범적으로 입점할 예정이다.

이에 비해 비금융지주사인 우리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라는 지적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민영화를 앞두고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을 잇따라 매각했다. 이어진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합병에 따라 은행 부문 하나만 남은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민영화마저 무산되면서 알짜배기 계열사가 다 떨어져 나간 채 은행 홀로 남은 꼴이 돼 버렸다. 이에 우리은행은 계열사들과 복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더구나 고착화된 초저금리 속에 은행산업이 성장 한계에 직면하면서 우리은행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잇딴 금리 인하에 따른 예대마진 축소로 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업 하나만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은행들의 수익성이 낮아지자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의 수익 비중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비금융지주 은행의 경우 경쟁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역시 내부적으로 이런 위기의식을 느끼고 다른 금융사들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은행 고객들에게 증권업무를 제공하기 위해 삼성증권과 금융복합센터를 개점한 바 있으며, 5월에는 키움투자자산운용과의 업무 제휴를 통해 자산운용에 대한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했다. 지난달에도 현대캐피탈과 대출 연계영업에 관한 업무 제휴를 맺었다.

하지만 동종계열이 아닌 서로 다른 금융사간의 협력이라는 점에서 과연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많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적만 놓고 봐도 계열사들끼리는 어느 정도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지만 다른 금융사들끼리 그런 것이 얼마나 가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또 조직 분위기도 다르기 때문에 화학적 결합 측면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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