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본입찰 D-데이, 최대 8000억대 자금 전쟁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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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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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반건설 SI로 입찰 참가 유력… 박삼구 회장 우선매수 청구 여부 관심

금호산업이 위치한 금호아시아나 사옥.[사진=금호아시아나 그룹]

아주경제 이명철·김종호 기자 =금호산업의 새 주인을 가리기 위한 결전의 날이 열렸다. 건설업체와 항공사를 쥘 수 있는 매력적인 대상인 만큼 인수를 노리는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호반건설을 필두로 한 입찰 적격자들과 금호그룹을 재건하려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간 자금 동원력 대결이 이번 인수전의 관건으로 점쳐진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은 최근 5주간의 예비실사를 마치고 이날 본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다. 제안서 평가 후 채권단협의회에 보고하게 되면 빠르면 2일 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08%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금호산업 인수 시 아시아나항공 경영권까지 확보할 수 있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의 지분 46.00%를 소유했고 금호터미널(지분율 100%)·금호사옥(79.90%)·아시아나개발(100%)·아시아나IDT(100%)를 계열로 거느렸다.

인수전 참여 대상은 지난 2월말 인수의향서 접수 후 입찰적격자로 선정된 호반건설, MBK파트너스, IBKS-케이스톤 컨소시엄, IMM PE, 자베즈파트너스 등 5곳이다.

유일한 전략적투자자(SI)인 호반건설의 인수전 참여는 기정사실화 돼있다. 풍부한 현금 보유량이 장점인 호반건설은 그동안 수차례 금호산업 인수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재무적투자자인(FI)인 MBK파트너스도 적극적인 인수 의향을 나타내고 있다.

본입찰에서 이들 업체가 접수를 하면 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때부터 우선협상대상자와 박삼구 회장간 인수전 ‘2라운드’가 펼쳐지게 된다. 박 회장이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입찰 최고가격에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박 회장 역시 금호산업을 인수해 금호그룹 재건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강조해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냐는 게 업계 시각이다.

단 관건은 금호산업을 인수할 수 있는 자금력이다.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을 무산시키기 위해서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가격을 써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번 매각 대상 지분은 채권단이 보유한 57.5%(약 1955만주)다. 시가총액으로 보면 약 4398억원(27일 종가 기준)이지만 실제 매각가격은 이보다 높은 6000억원 수준에서 최고 1조원까지도 책정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예상이다.

본입찰 접수를 앞두고 유력 인수 참여대상인 호반건설이 얼마나 ‘베팅’할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호반건설이 적극적인 베팅으로 금호산업을 인수한 후 일부 계열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로 브랜드 인지도 및 금호산업 보유 지분 시세차익 등 이득을 얻은 호반건설이 무리한 금액을 제시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호산업 내부 실사 과정에서 금호산업의 가치가 예상보다 낮게 나와 무리한 입찰가격을 써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가총액인 4000억원대에서 최대 8000억원 정도가 예상 가격”이라고 내다봤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무리한 베팅으로 인수를 노린다는 일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실사 결과를 토대로 합리적인 가격을 검토해 제출할 예정”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금호아시아나그룹측은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된 후 우선매수청구권 행사까지는 시간이 있어 본입찰 경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한달 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것인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박 회장의 그룹 재건 의지는 변함이 없고 자금 동원에 대해서는 걱정할 것이 없다고 밝힌 만큼 착실하게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본입찰 마감을 하루 앞둔 금호산업 내부 분위기는 잠잠한 상태다. 금호산업 한 직원은 “신세계 등이 큰 관심을 보였던 입찰 초반과 달리 현재는 담담한 상황”이라며 “호반건설 인수나 유찰은 생각하지 않고 금호아시아나그룹만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속내를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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