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출근제 못지 않다…야근 없는 9 to 6 문화 이끄는 중소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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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1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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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는 매주 수요일이면 일과가 시작되는 오전 9시에 맞춰  '가정의 날'임을 알리는 방송이 나온다.  중간 중간 '부서장들의 협조를 바란다'는 멘트도 이어진다. 일과 종료시간인 오후 6시에는 '집에 가자'라는 가사가 담긴 노래까지 흘러 나오며, 직원들의 빠른 퇴근을 종용한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 서울에 사는 워킹맘 주연진(가명, 36세)씨는 출산 후 4년째 경기도 파주의 회사로 통근하고 있다.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처럼 자율출근제를 실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10시 출근과 6시 퇴근만큼은 변함이 없다. 회사 역시 야근이나 잔업을 강요하지 않는다. 덕분에 주씨의 회사는 근속연수가 동종업계에서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정시 퇴근, 야근 없는 기업 문화 정착에 힘쓰는 중소·중견기업들의 수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가 13일자로 자율출근제를 전면 시행함에 따라 산업계의 관심도 덩달아 커지는 상황이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18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직장인 10명 중 6명은 '일상적'으로 야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야근을 하는 시간은 일 평균 3시간, 일주일 평균 4번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48시간 이상 초과근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중 65.1%는 주말에도 근무하고 있었다.

이러한 과도한 야근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쳤으며, 이직 및 퇴사 욕구가 커졌다는 응답 비중은 60%를 훌쩍 넘었다. 비효율적인 야근문화가 개인의 역량은 물론 회사 전체의 발전에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있음이 확인된 것.

회사의 '말 뿐인 정시퇴근 제도'에 대한 불신도 컸다. 지난해 진행한 또 다른 설문에서 직장인들은 '정시퇴근 제도'를 '협상 없이 통보로 이뤄지는 연봉협상'에 이어 가장 대표적인 전시행정으로 꼽았다. 직장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연봉만큼이나 정시퇴근 등 업무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다.

다수의 기업이 이러한 직장인들의 현실적 요구를 감안하지 않고 있는 사이, 중소·중견기업들이 먼저 나섰다. 

이날 본지가 소셜미디어 기업평가 업체 잡플래닛에 등록된 리뷰를 분석한 결과, 야근 없는 중소기업 종사자들은 '업무와 삶의 균형', '사내 문화', '복지' 등 대부분 항목의 만족도에서 평균을 훨씬 상회하고 있었다.

실제 캐스트이즈, 여행박사, 이스트소프트, 아이센스, 가비아, 다이퀘스트 등 만족 부문 상위 기업의 총 만족도 점수는 5점 만점에 3.46~3.91점이었다. 일반 기업의 3.03점과는 최대 1점 가까이 차이가 난다.

특히 야근과 관련이 깊은 '업무와 삶의 균형' 부문에서 이들 기업은 3.71~3.91점을 기록한 데 비해 일반 기업들은 2.79점에 머물러 대조를 보였다.

업계 한 전문가는 "아직까지 야근 없는 문화는 업종 특성상 IT/앱/통신 분야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이를 실천하는 중소 서비스업이나 제조업체들도 적지 않다"며 "해당 기업 직원들의 만족도나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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