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포스트] 한숨 돌린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최대 과제는? ‘신뢰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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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2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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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과학부 정광연 기자]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게임업계의 안팎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엔씨소프트 주주총회가 27일 오전, 비교적 무난하게 마무리됐습니다.

온갖 논란에 시달렸던 김택진 대표는 예상과는 달리 적극적인 해명으로 각종 의혹을 불식시키려 노력했고 경영권 분쟁의 다른 한 축인 넥슨 역시 차분하지만 힘있는 목소리로 ‘합리적 공세’라는 카드를 던졌습니다.

이번 주총의 화두는 ‘넷마블’이었습니다. 지난 2월초 엔씨소프트가 주당 1300만원에 이르는 높은 금액으로 넷마블 신주 9.8%(2만9214)주를 3800억원에 매입한 이후 김 대표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무리수라는 지적이 많기 때문입니다. 반면,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8.9%(195만주)를 주당 20만500원인 39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김 대표는 이런 여론을 인식한 듯 주총 현장에서 수차례 넷마블과의 주식 교환이 가지는 의미와 당위성을 강조했습니다. 심지어 “넷마블과의 협력이 개인이 아닌 기업을 위한 선택이라는 데에 내 양심을 걸겠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대표로서의 책임 뿐 아니라 개인의 명예까지 내건 ‘초강수’인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비판적입니다. 김 대표의 재선임이 확정된 오늘도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입니다. 엔씨소프트의 전략적 선택 이후에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 건, 그만큼 김 대표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을 쳤기 때문입니다.

38만원까지 치솟았던 지난 2011년 10월 이후,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세입니다. 특히 신작 공개로 위기를 극복했던 과거와는 달리 2012년 6월 ‘블레이드앤소울’ 출시 이후에도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치명적입니다.

심지어 역대 최대 실적은 물론, 넷마블과의 주식 교환이라는 ‘승부수’에도 주가하락은 멈춤줄 모릅니다. 엔씨소프트 때문에 미치겠다는 개미주주의 하소연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입니다.

그 모든 것의 시작은 김 대표의 지분매각입니다. ‘블레이드앤소울’ 출시를 앞두고 김 대표는 넥슨에게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14.7% 8000억원에 매각했는데, 이때부터 김 대표와 엔씨소프트를 향한 시장의 신뢰가 훼손되기 시작했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오늘 주총에서 “책임경영을 위해서는 김 대표의 지분 추가 매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이유입니다.

주총이 무난하게 마무리되며 이제 김 대표와 엔씨소프트에게는 ‘모바일’이라는 과제가 남았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시급한 건 ‘신뢰회복’일 것입니다. 역대 최대 실적으로도 되돌리지 못한 시장의 불신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는 엔씨소프트에게도 악재가 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김 대표가 신뢰회복을 위해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기업의 선택일 뿐, 누군가의 강요로 진행될 문제는 아닙니다. CEO의 지분 매입 말고도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은 얼마든지 많습니다. 결정은 오로지 김 대표와 엔씨소프트의 몫입니다.

하지만 어떤 말과 행동에도 마음을 돌리지 않는 주주들의 심정만큼은 충분히 헤아려야 하지 않을까요. 결국 기업은 실적보다 신뢰는 먹고 사는 존재이니 말입니다. 과연 김 대표가 어떤 카드로 신뢰회복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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