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없어서” 글로벌 금융위기 후 조선소 168개소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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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28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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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6년 사이에 일감이 떨어져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된 조선소 수가 전 세계에 걸쳐 168개소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선소를 운영하는 조선사도 같은 비중으로 줄어들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포트의 2008년부터 2014년 11월 통계를 분석해 본 결과 클락슨이 월간 리포트를 작성하기 위해 자료를 접수하는 조사 대상 조선소 수가 2008년말 612개소에서 올해 11월말 현재 444개소로 168개소나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직후 현재까지 조사대상 조선소 수가 4분의 1 이상(27.5%)이 문을 닫거나 일감이 없어 도크가 장기간 비는 등 조업이 중단돼 사실상 폐업됐음을 의미한다.

조선소 수는 2009년부터 줄어들어 2010년에는 398개소까지 줄었다가 2011년 선주사들의 발주 증가로 이듬해 567개소로 늘어 부활의 조짐을 보였으나 2012년부터 다시 감소세로 반전됐다. 특히 2011년부터 줄어든 조선소들은 일감을 따내기 위해 무리하게 저가 수주를 시도했다가 채산성을 맞추지 못해 운명을 더 단축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조선소를 운영하는 조선사들도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2008년 522개사에 달했던 조선사는 올 11월말 현재 361개사로 161개사가 줄었다.

조선업계의 일감 부족은 심각한 수준이다. 2008년 9750척에 달했던 전 세계 조선 일감(수주잔량)은 2012년 4603척으로 반토막 난 뒤 올해 5241척으로 약간 늘어났으나 생산 과잉상태인 조선업계 상황을 개선시켜주기에는 역부족이다.

조선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개국 가운데 한국 조선소가 가장 많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수준잔량 기준 상위 166개 조선소 중 한국 조선소는 2008년 25개소에서 올해 14개소로 줄어든 반면, 중국은 65개소에서 75개소로, 일본도 37개소에서 40개소로 증가했다. 한국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성동조선해양, STX조선해양, 한진중공업, 대선조선 등만이 남았을 뿐 2000년대 중반 이후 출현했던 중견 조선소들이 문을 닫았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도 2006년 67개소에 달했던 국내 조선소는 지난해 53개소로 줄었다고 밝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퇴출한 조선소의 대부분은 저렴한 인건비와 저 기술로 건조할 수 있는 벌크선과 같은 범용선박을 주로 다루는 곳들이다. 특히 1600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조선소가 일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 조선산업 구조조정이 적극적으로 추진되면 조선소 수는 더욱 줄어 출혈 경쟁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지만 당장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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