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제이슨 므라즈, 관객 쥐락펴락…한국인을 매료시킨 ‘밀당의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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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26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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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므라즈[사진 제공=AIA]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한국과 유사한 정서, 편안한 감성, 과하게 지르지 않아도 느껴지는 가창력. 팝가수 제이슨 므라즈(37)가 대한민국에서 사랑받는 이유다. 그도 관심에 답하고자 무려 일곱 번이나 한반도를 찾았다.

그는 '밀당'(밀고 당기기의 줄임말로 남녀 관계에서 미묘한 심리 싸움)의 고수다. 마치 연인처럼 친근하게 대화를 주고받다가 세계적인 스타로 변신해 노래를 부른다. 솜사탕처럼 달콤한 목소리로 곡을 소화하다가도 농담을 던질 때는 탄산처럼 톡 쏜다. 팔방미인 제이슨 므라즈는 이렇게 한국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하며 애간장을 녹였다.

제이슨 므라즈가 25일 오후 8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서울 내한공연 마지막 무대에 올랐다. 이번 공연은 지난 7월 공개된 다섯 번째 정규 앨범 ‘예스!(YES!)’의 발매 기념 월드투어다.

3시간의 러닝타임, 제이슨 므라즈는 25곡을 선사했다. 귀에 익숙한 ‘럭키(Lucky)’, ‘아임 유어스(I’m Yours)’부터 신곡 ’샤인(Shine)’, ‘롱 드라이브(Long Drive)’, ‘잇츠 소 하드 투 세이 굿바이 투 예스터데이(It’s So Hard To Say Goodbye To Yesterday’)까지 다양한 노래가 라이브로 흘러나왔다.

제이슨 므라즈[사진 제공=AIA]

무대 장치는 소소했다. 이동 가능한 작은 원판 받침에 연주자들이 올랐고 트레이드마크인 중절모, 청바지에 컨버스를 신은 제이슨 므라즈는 기타를 바꿔가며 노래했다. 무대의 허전함은 목소리가 대신했다. 강약 조절을 이루는 그의 소리는 공간을 가득 메웠다.

특히 노래와 멘트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한 편의 영화와 같은 흐름은 지루한 틈 없이 유려했다. 이야기를 나눌 때도 잔잔한 배경음을 깔아 랩이나 독백과 같은 느낌을 줬다. 시선이 그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티(T)자형 무대는 아니지만 3000여명 관객과의 소통은 어렵지 않았다. 양 끝에 앉은 관객을 위해 스탠드 마이크를 좌우로 옮겨가며 노래했고 2층 관객석과 틈틈이 눈을 맞췄다. 자유롭게 넘나드는 음역처럼 관중의 마음을 쥐락펴락했다.

환경운동가이기도 한 제이슨 므라즈는 ‘바텀 오브 더 씨(Bottom of The Sea)’ 공연 중 남극에서 직접 촬영한 펭귄, 빙산 등 다양한 사진을 공개했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 메시지와 함께 남극에서 촬영한 유쾌한 뮤직비디오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제이슨 므라즈의 진정한 면모는 위기에서 나타났다. ‘미스터 큐리어시티(Mr. Curiosity)’의 피아노 건반을 잘못치는 실수를 했지만 “내 머리가 어떻게 됐나?”라며 능청스럽게 박수를 유도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조명만으로도, 무대 뒤 고정된 스크린 하나로도 꽉 찬 콘서트. 제이슨 므라즈의 목소리에 관객은 열광했고, 적재적소에 튀어드는 조명은 보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밀당의 고수 제이슨 므라즈, 그는 공연의 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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