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혁신위-의원들 민망한 소통…“찬성하면 지사, 반대하면 구악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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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2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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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청의원 15명 중 김태흠, 김세연, 박민식, 박명재 4명만 참석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이 24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보수혁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김세연·박민식·김태흠·박명재 의원 등 보수혁신위 소속 위원이 아닌 일반 의원들도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위원장 김문수)가 24일 불통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소속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었지만 저조한 참석률에 씁쓸한 입맛을 다셔야 했다.

더구나 이날 참석한 의원들 일부는 혁신위가 제시한 '국회의원 특권내려놓기'에 대한 반감뿐만 아니라 혁신위의 구성, 혁신안 논의 과정과 절차 등 일련의 과정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을 제기, 향후 의원들과 혁신위 간 갈등 봉합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혁신위는 이날 오후 2시 새누리당 당사에서 제12차 회의를 개최했는데, 지난 의원총회에서 제1차 혁신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개진한 의원 15명을 초청한 가운데  이른바 ‘소통간담회’ 형식으로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김태흠, 김세연, 박민식, 박명재 의원 등 4명에 그쳤다.

김문수 위원장은 이날 저조한 참석률에 대해 다소 민망한 듯 “워낙 다들 바쁘시고 참석자가 많으면 좋았을 텐데, 많이 못 오셔서 안타깝다”면서 아쉬운 기색을 드러냈다.

그러자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지금 현재 각 상임위가 열리고 있고, 의원들의 아주 활발한 토론은 사실 의총에서 할 수밖에 없는 현실임을 감안해야 할 것 같다”고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그러나 이날 저조한 참석률과 초청 방식에 대해 참석 의원들은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김태흠 의원은 “신문 보도 등에서 오늘 간담회가 (혁신위안에) 반대하는 사람들 설득하는 자리라고 하니 의원들이 부담스러워서 참석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면서 “무슨 인민재판도 아니고 반대하는 사람을 반개혁적인 사람이라고 몰아가는 것 같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민식 의원도 “새누리당 의원들 모두 국민신뢰 회복을 위해 혁신하려는 마음은 매한가지”라면서 “그런데 지난 1차 혁신안 보고대회 이후 (혁신안에 동의한) 한쪽은 지사처럼 박수 받고, (반대하는) 한쪽은 구악처럼 손가락질 받아야 하는지 답답할 노릇”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사실 나도 오늘 나올까 말까 고민했는데, 행여 오늘 간담회에 들러리가 되는 것 아닐까 생각했다”면서 “오늘 간담회 참석 요청도 달랑 팩스 한장으로 통보 받았다. 이렇게 일방적인 통보가 무슨 소통이냐”고 질타했다.

김문수 위원장은 “그래도 잘 나오셨다. 감사하다”면서 “의원님들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자유롭게 말씀해달라”고 다독였다.

그러자 박 의원은 “김무성 대표도 그렇고, 김문수 위원장도 그렇고 혁신위 활동이 무슨 대권주자들을 위한 실적 쌓기냐”라고 지적하며 “의원들이 수정안을 제시했는데 왜 수정이 안 된다는 것이냐”면서 좀 더 열린 자세를 주문했다.

김태흠 의원은 혁신위가 제1차 혁신안에서 제시한 9가지 혁신 과제 중 △출판기념회 전면금지 △국회 불출석-무세비 등에 대해 “출판기념회는 헌법에서 보장한 출판의 자유에 위배되는 것이고, 무세비 항목은 단순히 회의 참석만 따질 것이 아니라 의원이 제 역할을 안 하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혁신위 구성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발언도 나왔다. 김 의원은 “솔직히 (혁신위) 인사부터 잘못됐다. 다음 대권 후보에 나오는 사람을 위원장으로 왜 앉히냐”면서 문제 제기를 했다.

그러자 박명재 의원은 “혁신위 인사 구성에 대한 문제까지 제기되면 더 할 얘기가 없어진다. 위원장도 그렇고 혁신위는 최고위에서 결정된 사항”이라며 논란을 일축시켰다.

박 의원은 그러나 “혁신위가 논의과정을 제대로 설명하는 절차는 보완될 필요가 있다”면서 “혁신위 회의 결과가 언론에 먼저 노출되고 그 다음에 의총에 보고되니, 여기에 의견 개진하면 마치 반대하는 것처럼 보여진다. 의총에서 결정한 뒤에 최종적으로 언론에 발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세연 의원은 혁신안을 논의하는 현재의 정치적 시점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환기하면서 “2011년에 대선을 앞두고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당 강령에 ‘경제민주화’를 넣을 때도 불만이 거의 없었다”면서 “내년에는 대선도 없고 이미 재·보선을 거쳐 당내 다수당이 되면서 혁신에 대한 위기감이 적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위기가 오지 않았을 때 신발끈을 조여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다만 혁신위가 절차상 좀더 의원들과 정보 공유를 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문수 위원장은 이처럼 혁신위와 의원들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점에 대해 “의원들 모시고 식사도 하고, 이렇게 간담회 자리 만들지만 의원님들과 자리 만드는 게 쉽지 않다”면서 “그렇다고 의원님들 말씀 안 듣고자 하는게 아니라 민심이 당심을 우선하는 것이란 것을 계속 강조해 동의를 구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제가 원내 의원이 아니고, 원외 혁신위원장이다 보니 의원님들과 접촉하기 힘든 한계가 있다”면서 나름의 고충을 토로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최근 불거진 김무성 대표와의 불화설 등에 대해 “저도 마찬가지고 당 혁신위원들 모두 당 대표가 임명한 사람들”이라면서 “당 대표의 혁신 의지를 받들어 혁신위가 구성됐고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이어 김문수 위원장은 “당 혁신은 소위 ‘문무합작’으로 하더라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김무성과 자신이)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 절대 혁신이 성공할 수 없다”면서 “(둘 사이에) 불화가 있을 게 하나도 없다. 그간 불화를 느껴본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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