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정국, ‘침묵’ 박근혜 대통령 VS ‘단식’ 문재인 구도로 재편…지지율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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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2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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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갤럽] 朴 대통령 지지울 46%, 3주째 답보 상태…文, 차기 대선주자 16%로 2위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세월호 정국이 박근혜 대통령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의 양자 구도로 재편될 조짐이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 과정에서 새정치연합 박영선호(號)가 흔들리면서 대안론으로 문 의원이 급부상, 박 대통령과의 대결 구도가 한층 뚜렷해진 것이다.

지난 18대 대선 당시 양자 구도를 형성한 이들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도 국가정보원(국정원) 대선 개입 사태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폐기 의혹 등에서 정국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일환으로 단행된 새정치연합의 출범으로 잠시 ‘김한길·안철수’ 체제가 정국의 중심에 섰으나, 6·4 지방선거 압승 실패와 7·30 재·보선 참패로 이들이 불명예 퇴진하면서 친노(친노무현)그룹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특히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앞서 두 번의 선거에서 ‘세월호 심판론’을 살리지 못하는 사이 문 의원이 빈 공간을 치고 들어가면서 ‘박근혜 대 문재인’ 구도는 더욱 고착화됐다.

현재 범 보수진영에는 새누리당 7·14 전당대회에서 컨벤션(정치적 이벤트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효과를 본 김무성 대표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인물군이 없는 터라 박 대통령의 영향력은 당분간 콘크리트 지지율만큼 단단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새정치연합과 정의당, 진보당 등 범야권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 대통령의 직접 등판을 촉구하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보수 지지층의 구심력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국 변곡점마다 ‘朴 대 文’ 구도…정국 주도권 희비 따라 역학구도 ‘요동’

범야권에선 문 의원이 세월호 정국을 주도하고 있다. 문 의원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농성 4일째인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故)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가 단식 농성 중에 쓰러진 것과 관련해 “그를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가족대책위가 4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배상이나 보상이 아닌 진상규명" 이라고 밝히며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앞서 문 의원은 전날(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손을 놓고 있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향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뭐하고 있습니까”라며 “당신들이 책임지고 당신들이 수습해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안을 찬성하는 상황에서 문 의원이 ‘재재협상’을 촉구, 야권 내부의 역학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비노(비노무현)의 습격으로 평가받는 ‘김한길·안철수’ 체제에서 숨죽인 친노가 세월호 정국을 계기로 치고 나오면서 정국을 ‘박근혜 대 문재인’ 구도로 끌고 갈 수 있어서다.

범야권 최대 계파이자 가장 강한 인물 구도력을 지난 문 의원이 차기 대권잠룡 경쟁에서 어느 정도 존재감을 보여줄 경우 친노그룹의 구심적 역할은 물론 ‘대안론’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월호 참사로 예전만은 못 하지만, 콘크리트 지지율의 박 대통령과 범야권 대안론 문 의원의 한판 승부가 시작된 셈이다.

◆정국 파행, 朴 대통령 VS 文 지지율 살펴보니…

일단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8월 셋째 주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지난주와 동일한 46%를 기록하면서 3주째 변화가 없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사진=문재인 의원실 ]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 비율은 44%로, 같은 기간 1% 포인트 하락했다. 9%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4%, 모름·응답거절 5%).

눈여겨볼 대목은 박 대통령의 부정 평가에서 ‘소통 미흡’이 21%로 1위를 기록한 점이다. 이는 프란치스코 방한 과정에서 보여준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면담 거부가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소통 부재에 대한 비판 여론이 20%를 상회한 것은 ‘공기업 민영화·철도 파업·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확산되던 지난해 12월 3주부터 올해 1월 5주까지였다.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 조사에선 문 의원이 14%를 기록하면서 박원순 서울시장(17%)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13%)가 차지했다.

이어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9%), 새누리당 정몽준 전 의원(6%),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6%), 안희정 충남도지사(2%), 남경필 경기도지사(2%) 순이었고, 29%는 의견을 유보했다.

여권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김무성(26%)·정몽준(12%)·김문수(11%) 순이었고, 새정치연합 지지층에서는 문 의원(32%)이 박 시장(30%)을 오차범위 내 앞섰다. 친노그룹의 팬덤 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문 의원의 단식 동조에 대한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아 지지율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이번 조사는 19~21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해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6%(총통화 6086명 중 1002명 응답 완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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