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프란치스코 교황과 명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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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18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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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요즘 우리 사회에 가장 큰 화두는 영화 '명량'과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리더가 없는 대한민국에 리더십과 리더가 갖춰야 할 모습을 몸소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때 홀로 승전보를 올리던 이순신 장군은 무능한 리더의 전형인 선조의 의심을 받고 한양으로 압송돼 처절한 고문을 받는다.

그 동안 그가 일구었던 조선 수군의 팔 할이 칠천량 앞바다에 수장됐고 남은 병사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백의종군으로 다시 전장에 복귀한 이순신 장군은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위로하며 그들의 도움으로 명량에서 기적적인 승리를 일궈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가톨릭 교회의 뿌리 깊은 병폐가 더 이상 숨기기 어려울 때 교황으로 선출됐다.

일부 성직자들의 아동 성추행 문제와 마피아의 검은 연대설 등 수 많은 바티칸의 문제들이 가톨릭 교회를 공격하고 있었다. 

그럴수록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하고 소외받은 노숙자·병자·범죄자들 속으로 들어갔다.

교황은 한국에서도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얼굴빛이 어두웠지만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 앞에서는 오히려 밝은 모습으로 그들을 안아줬다.

꽃동네에서 부모에게 버려진 아기 입에 손가락을 물려주고 아시아 청년들의 고민에 귀 기울였다. 세월호 가족들은 더 세심하게 살펴줬다. 

지난 15일 대전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마지막에 유흥식 나자로 대전교구장이 교황에게 전한 말은 리더를 향해 일치된 한국 천주교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교황님, 저희를 축복해 주시고 용기와 힘을 주십시오. 저희는 교황님과 보편된 교회를 위하여 헌신하고 기도하며 노력하겠습니다. 교황님, 힘내십시오. 저희가 교황님 곁에 있습니다. 우리 모두 당신과 함께 예수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아무리 둘러봐도 이렇게 외치고 싶은 지도자가 없다.

선거 때 표만 얻으면 된다는 '자칭 리더'들이 기득권 유지를 위해 비탄에 빠진 국민들을 위로하기는 커녕 방치하는게 지금 한국 정치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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