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번호 수집 금지'로 이통사 난색 ... 채권추심, 신용조회 등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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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0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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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달 7일부터 전면 시행되는 주민번호 수집금지 제도와 관련, 이동통신사의 요금 연체자에 대한 채권 추심이나 신용조회 등의 경우 주민번호 확인 외 대안을 찾기 위해 고심중이다. 

1일 방통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이통사, 유료방송,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등과 대책마련연구반을 구성, 주민번호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을 논의하고 있지만 뾰족한 결론을 얻지 못했다. 

이통사들은 본인확인기관으로 지정돼 있어 법적으로 주민번호를 수집할 수 있다. 그러나 용도 제한이 있어 본인확인이 아닌 요금 자동이체나 연체자에 대한 채권 추심, 신용조회 등 업무에는 주민번호를 사용할 수 없다.

방통위도 이통사의 이런 불편을 감안해 전기통신사업법과 방송법 등의 시행령에 이에 관한 예외규정을 두고자 했다.

하지만 법 시행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는 '주민번호 수집 법정주의'에 예외를 두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고, 결국 국민 편익과 관련된 저소득층 요금감면과 명의도용 확인에 한해서만 예외가 인정된다고 지난달 말 결론을 냈다.

안행부는 채권추심은 모든 사업자가 공통으로 수행하는 업무로 방송·통신업계만 주민번호 수집이 필요하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방송·통신 사업자는 2012년부터 주민번호 수집이 금지됐기 때문에 대책을 마련할 시간이 충분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최성준 방통위원장이 지난달 10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고시를 통해 주민번호 수집을 허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법 시행이 일주일 정도 남은 현 시점에서 고시를 마련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방통위 관계자는 "당장 주민번호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 현재로서는 대안이 없다"며 "시간적·현실적 어려움이 많다는 점, 휴대전화는 전기·수도 등처럼 생활 필수품이니 개개인을 식별할 수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안행부 쪽에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주민번호를 수집하지 않고 대체 수단인 마이핀 등을 사용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방향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마이핀이 주민번호처럼 모든 국민을 구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잡았다면 이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현재로서는 널리 활용되지 않고 있어 주민번호 대안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방통위는 오는 4일로 예정된 대책연구반 회의까지 사업자 별로 대책 수단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으나 사업자들로서도 별다른 도리가 없는 상황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관계자는 "주민번호가 있어야 미납 요금을 안내하고 법원의 지급 명령을 보내는 등에 쓰일 주소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며 "주민번호 수집금지가 결정된 후 생년월일, CI(연계정보) 값 등으로 대체해 나가고 있었지만 아직 시스템 구축 등의 면에서 준비가 안 된 부분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는 "대체 수단에 대한 정부, 사업자 간의 논의가 너무 늦게 시작됐고, 안행부가 주민번호 대안으로 내놓은 마이핀 또한 아직 널리 쓰이지 않는 상태"라며 "사업자 쪽에서는 모두 유예기간을 6개월 정도 줬으면 하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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