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은 하늘에서 울고 있을까 땅에서 웃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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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30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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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없이 이어지는 유병언 사체 진위 논란

[사진=유병언]

유병언은 하늘에서 울고 있을까 땅에서 웃고 있을까

아주경제 이인수 기자= '불신의 쓰나미'가 대한민국을 덮치고 있다. 지난달 12일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이냐를 두고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병언 죽음'은 희대의 미스터리가 되어가고 있다.  

이례적으로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까지 나서 "유병언이 맞다"고 했지만 국민들 절반 이상은 "못 믿겠다"고 한다. '유병언 죽음의 미스터리'를 풀어줄 것으로 기대됐던 양회정 씨마저 "유병언 회장님은 자살할 분이 아니다"고 주장,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양회정 씨는 오히려 '유병언 벙거지'와 소주병이 이상하다고 말해 의혹만 증폭시켰다.

정치권에서도 의혹 제기는 끊이지 않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 법사위 현안질의에서 유병언 씨 시신 발견 시점이 세월호 참사보다 먼저라는 주민들의 증언 녹취록을 공개했다. 박 의원은 또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국과수 발표를 믿는다고 전제하면서도 "(사체 발견) 현장에서 불과 1∼2분 떨어진 거리에 민가가 있고, 그 민가에서는 개 두 마리를 기르더라"며 관련사진을 공개한 뒤 "그 집에 사는 할머니에게 '개가 안 짖었느냐, 냄새가 안 났느냐, 까마귀  등 동물이 안 왔느냐'고 물었더니 '아무것도 없었다'고 하더라"고 여전히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사체 발견 지점은 고추밭에서 3∼4m밖에 안 떨어진 곳"이라며 "바로 그 위에 고추밭, 수박밭이 있어 매일 사람들이 밭일 하러 왔다갔다 했다는 게 할머니의 진술"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소속 박범계 의원도 지난 29일 시신 감식에 입회한 경찰관으로부터 "순천 사체는 유병언이 아니다"라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강하게 의문을 제기했다. 또 박 의원은 “적어도 7월 21일까지 40일 이상 누구도 시신과 유병언의 연관성을 생각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어느 날 갑자기 누가 왜 유병언과 연관시켜 유전자(DNA)를 대조한 것인지 설명이 없다”며 이에 대해 당국은 명확한 해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여러 가지 의혹과 논란에 대해 경찰청이 해명을 문답형식으로 정리해 공개했다.

- 22일 새벽 국과수 직원이 순천장례식장에서 유씨의 신장을 측정한 결과 키가 150㎝로 나왔는데 실제 유씨의 키는 159㎝여서 서로 맞지 않는다.

▲ 당시 국과수 직원이 머리와 몸통을 붙여 키를 재며 "자세에 따라 150∼154㎝로 추정되지만 목뼈 3개가 없어 의미가 없다"고 말했을 뿐이다. 이때 키 정보는 공식 감정 기록에도 반영되지 않았다.

시신을 수습할 때 목뼈 3개가 떨어져 나갔지만 당시 경찰은 이를 챙기지 못했다. 두 개는 22일 오전 현장에서 찾았고 나머지 한 개는 25일 주민이 갖고 있던 것을 회수했다.

국과수는 25일 정밀감정 기법으로 키를 잰 결과 159.2㎝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 시신이 발견된 매실밭은 인근 고추밭에서 3∼4m밖에 안 떨어진 곳으로 매일 밭일 하는 주민들의 왕래가 잦은 곳인데 유씨 시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발견되지 않을 수 있나.

▲ 매실밭은 고추밭과 인접해 있지만 철문으로 출입로를 막아 놓아 외부인의 출입은 쉽지 않다. 두 밭이 모두 신고자의 농경지이고 시신 발견 지점이 풀이 무성한 외진 곳이어서 마을 주민이 왕래하며 시체를 발견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매실밭에서 가장 가까운 농가에 거주하는 할머니(75)는 코 수술을 한 이후 냄새를 거의 맡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 시신이 유씨 동생일 가능성은 없나.

▲ 동생은 1991년 미국에 이민 갔으며, 2000년 6월 23일 미국으로 출국한 이후 입국 기록이 없다. 건강이 좋지 않지만 지난달까지 미국에서 생존한 사실이 확인됐다.

- 지난달 12일 변사체를 처음 발견한 주민이 112 신고를 한 시간이 오전 9시 4분이 아니라 오전 7시가 안 됐을 때라는 주장이 나오는데.

▲ 신고 내용이 보관된 112신고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오전 9시 3분 42초에 2초간, 오전 9시 4분 39초에 1분33초간 두 번 통화한 것이 확인됐다.

- 주민들은 지난달 12일 이전에 변사체를 신고했었다고 하는데 경찰이 간과한 것 아닌가.

▲ 올해 1월부터 지난달 12일까지 순천경찰서에 신고된 변사사건은 총 102건으로, 유씨 변사사건을 포함해 모두 신원이 확인됐다. 특히 이 기간 순천시 서면 학구리에서 발생한 변사사건은 유씨 변사사건 한 건밖에 없다.

- 5월 25일 오후 9시 30분께 검찰 추적팀이 송치재 별장을 수색할 때를 전후해 '별장 주변에 유 전 회장이 있는 것 같다'는 112신고가 두 번 접수됐다는데.

▲ 112신고 내역을 확인해 봤지만 별장과 관련한 신고는 한 건도 없었다.

- 면장은 유씨 시신이 발견된 지난달 12일 '비가 부슬부슬 왔다'고 증언했지만 다른 주민 두 명은 '날씨가 맑았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 기상청 자료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등의 진술 등을 통해 당시 비가 내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 시신이 처음 발견된 현장에는 풀이 무성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방문한 26일에는 풀이 완전히 베어져 있었는데, 현장보존을 하지 않고 풀을 벤 것인가.

▲ 현장 주변의 추가 유류품을 수색하고 정밀감식, 토양 비교분석을 하기 위해 23일과 25일 풀을 베어 제거하고 샘플을 채취한 사실이 있다. 이는 더욱 정밀한 수사를 위한 활동이다.

- 시신에 깔렸던 풀과 주변의 풀을 비교하면 사망시점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 법식물학은 수사에 활용하기에는 객관성과 신뢰성에서 검증되지 않은 분야이지만 풀을 분석하기 위해 시신 중앙부와 주변의 풀 세 봉지를 수거했다.

- 유씨의 신체 특징이 손상된 손가락 마디인데도 신원확인을 위해 왼쪽 손가락을 절단한 것은 결정적인 신체적 증거를 훼손한 것은 아닌가.

▲ 통상 부패가 심하게 진행된 변사체의 지문을 채취할 때 '고온습열처리기법', '주사기법' 등 지문채취 기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해당 손가락을 절단해 지문을 채취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1차 부검을 마친 후 지문채취를 위해 손가락을 절단한 것으로 신체적 증거물을 훼손한 것은 아니다.

- 별장 뒷문 쪽 오솔길에는 수상한 연두색 텐트가 있고 그 속에는 성경책이 발견됐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수사했는지.

▲ 텐트 소유자를 확인해 유씨와 관련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당사자는 구원파 신도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 21일 오전 별장 입구에 식칼이 꽂혀 있는 것이 발견됐는데 유씨 사망에 조폭이 개입한 것은 아닌가.

▲ 순천지청 검찰 수사관이 6월 말 현장 수색 중 잠금장치를 고정하기 위해 꽂아둔 것으로 알고 있다.
<경찰청 해명 전문=연합뉴스>

사실이지만 믿기지 않는 현실, 정부가 자초한 유병언 변사체 불신은 정확한 정보제공 통해 정부 스스로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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