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영의 엔터생각] 김수현의 중국 생수 광고…코앞만 본 '악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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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2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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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한국을 넘어 대륙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김수현이 결국 중국의 생수 광고를 강행하기로 했다. 며칠 전만 해도 수십억원의 손해를 무릅쓰고 중국과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계획을 알렸지만 결국 거짓말이었고 국내 팬들을 기만하는 행동이었다.

지난 2월 종영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출연하면서 중국 현지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김수현은 전지현과 함께 중국 헝다그룹의 생수 모델로 발탁됐다.

웃음도 잠시, 광고 촬영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논란이 불거졌다. 헝다빙촨 생수병에 취수원이 백두산의 중국명인 장백산으로 표기되었기 때문이다. 장백산은 중국에서 백두산을 부르는 이름으로, 중국이 자국 땅 위에서 벌어진 모든 일을 자신의 역사에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의 일환이다. 한국 배우가 중국의 동북공정에 발 벗고 나서는 셈이다.

김수현에게는 중국 생수 광고 논란을 현명하게 넘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첫 번째는 생수 모델로 발탁됐을 때였다. 헝다빙촨의 생수병에는 큼지막한 글씨로 취수원이 장백산이라는 사실이 기재돼 있다. 애초 생수 모델로 발탁됐을 때 이를 거절했다면 논란이 불거졌을 일조차 없었다.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김수현 소속사 키이스트는 "취수원이 어딘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생수병 표지에는 '장백산 천연 광천수'라는 또렷이 문구가 적혀 있다. 시판되고 있는 상품을 광고로 찍으면서 적시돼 있는 '장백산'을 보지 못했다는 핑계는 군색하다. 실제로 몰랐다면, 모델로 나선 제품의 내용도 모르는 꼴이니 이래저래 우습다.

두 번째 기회도 있었다. 국내에서 생수 논란이 불거진 직후 키이스트 측은 "해당 기업에 CF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 위약금 등 수십억원의 손해가 발생할 것 같지만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해야 할 단계"라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 만큼 발 빠른 대처와 행동이었다. 그런데 돌연 김수현 측은 25일 "논란에 대해 헝다그룹과 김수현 소속사가 회의를 거듭 거친 결과 한중 양국의 깊은 신뢰와 이해를 바탕으로 우호적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결론을 얻었다"며 종전의 입장을 번복했다.

키이스트 측은 "중국에서 생산 및 판매되는 헝다그룹의 생수 제품 취수원 현지 표기에 대해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었음을 서로 인정하며 이해했다. 극단적 결론을 내기보다는 서로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맺어진 약속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알렸다. 누구를 위한 인정이며 이해인지, 민감한 역사적 문제에 대한 무지에 거짓말까지 더해지며 김수현은 두 번째 기회도 놓쳤다.

김수현은 최대 수백억원으로 예상되는 위약금이 걱정돼 이같은 결정을 내렸는지 모른다. 이제 막 시작한 중국 활동에 영향을 미칠까 두려웠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국민들의 비난을 피할 길은 없어 보인다.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가 정치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지역을 광고하는 꼴이 됐으니 말이다.

이제 막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품기 시작한 한류스타. 그의 시작은 한국이었고 앞으로도 그의 기반이 될 곳은 한국이다. 눈앞의 실리를 택한 김수현의 행보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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