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요양병원 참사…또 안전조치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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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2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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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동 불편한 환자 병실 창문 꽁꽁 닫히고, 일부 환자 손 묶여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 28일 0시 27분께 전남 장성 효실천사랑나눔요양병원에서 불이 나 환자 20명과 간호조무사 1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에도 세월호 참사 때와 마찬가지로 시설 관리 측의 안전 조치 미흡으로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보여, 여전히 심각한 안전 시스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이 병원의 경우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많았음에도 불이 난 병실 유리창이 닫혀 있었고, 일부 환자가 손이 묶여 피해가 더 컸다.

실제로 화재 당시 1층에 있던 환자 10여 명은 급히 대피했지만, 2층에 있던 30여 명의 환자는 병상에 누워 있는 채로 유독가스를 들이마실 수밖에 없었다.

현장에 출동한 119구조대와 경찰이 2층에 있던 환자를 업고 나와 본관 앞마당에서 심폐소생술을 하며 필사적으로 구조에 나섰다.

불이 난 2층의 병실 유리창은 닫혀 있었고, 추락을 막기 위해 방범틀이 설치돼 있었다.

환자 대부분의 70~90대의 고령인 데다 치매와 중풍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점을 고려할 때 병원 측의 안전 조치가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별관에서 구조된 한 60대 남성 환자는 "간호사가 유리창만 열었어도 이렇게 피해가 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야간에 간호조무사 1명만 근무하는 것도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의 한 관계자는 30여분 만에 불길이 완전히 잡혔지만 건물 전체로 연기가 퍼진 데다가 치매, 중풍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들이 대부분이라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 대부분은 치매, 중풍 등 중증 노인성질환자로 일부는 병상에 손이 묶여 있기도 했다고 119 관계자는 전했다.

환자가 없는 별관 2층 맨 끝방에서 시작된 불은 방 전체와 천장을 모두 태우고 6분 만에 초기 진압됐다.

그러나 병실에 퍼진 유독가스 때문에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다.

불이 날 당시 별관에는 환자 34명이 있었고 당직 간호사 1명이 근무 중이었다. 본관에는 원장 1명과 간호사 1명 등 2명이 근무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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