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청해진해운, 내항여객 사업면허 발급 기준에도 미달…"제2세월호 참사 언제든 다시 올 수 있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4-04-23 17: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지 8일이 지난 가운데, 세월호 침몰 원인을 둘러싼 책임 논란이 거세다. 세월호를 운항했던 청해진해운 뿐 아니라 여객선의 허가부터 관리까지 관계 당국의 총제적 시스템 부실에 대한 문제가 이번 참사를 불러왔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청해진해운의 경우 해양수산부의 여객선 사업면허 발급 기준에도 제대로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정부 당국이 유지해 온 관리체계의 허점이 속속 드러나면서 이대로 가면 ‘제2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해도 이상할 것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23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내항여객운송사업 면허 절차는 해당 지역항만청에서 사업신청자로부터 선박국적 및 사업계획서를 받은 뒤, 면허기준 적합여부를 검토해 면허를 발급한다.

면허기준 적합여부 기준에는 △3년간 평균 운송수입률이 25%이상인 수송수요기준 적합도 △선박계류시설 및 수송시설 △해상교통 안전 지장 여부 △이용자가 편리한 수송계획 △여객선 보유량 및 선령기준(30년)이 포함된다.

청해진해운의 경우 지난 2011년 5억1000만원, 2013년 8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해 면허 발급 기준인 평균 운송수입률 25% 기준에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선박의 안전성 기준 역시 제대로 평가 됐다면 이번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수송수요기준인 운송수입률 25%도 지난해 해운법 개정을 통해 기존 35%에서 완화된 수치다.

안전관리 소홀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해수부로부터 자격을 위임받아 국내 선박들의 안전검사를 실시하는 한국선급이 지난해 실시한 안전검사에서는 지난 2011년과 2012년 99%가 넘는 선박이 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객선 사고는 지난해에만 18건이 발생했으며 화물선과 어선, 유조선 등을 포함하면 해양사고 건수는 81건에 달한다.
무리한 화물 선적에 대한 부실점검 의혹도 제기된다. 실제로 청해진해운 측에서는 세월호 출항 전 화물 500t, 차량 30대를 실었다고 보고했지만, 사고 당시 세월호에는 차량 180대와 화물 1157t 등 총 3608t에 달하는 화물이 실려 있었다.

청해진해운 측에서는 사고가 발생했던 지난 16일 이와 관련해 “중량톤수(3963t)보다 적은 3608t을 실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선장과 선원들의 열악한 취업 환경도 문제다. 2012년 기준으로 선원수첩 및 해기면허 소지자 중 취업자는 43.20%에 불과하다. 나머지 인원은 취업을 못하고 있거나 불안정한 계약직을 전전한다는 뜻이다.

이들 계약직 선원들은 언제든 회사를 옮길 수 있고, 회사 측에서도 언제든 계약 연장을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선박과 승객에 대한 책임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세월호의 이준석(69) 선장 역시 월급 270만원의 계약직 신분이었다.

당국에서는 사업자 면허 발급 과정의 심사 부실이 이뤄지고, 각 선사에서도 면허만 있다면 언제든 선원을 고용할 수 있는 환경 탓에 선원들이 열악한 처우를 감내하면서 제대로 된 안전교육 등도 받을 수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국내 여객선들의 선령들도 위험수위다. 해양수산부 통계에 따르면 2013년12월 현재 국내 여객선으로 등록된 224척의 선박 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73척이 등록된 15~20년 미만의 선령을 지닌 선박이다.

특히 세월호와 같이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대규모 여객선은 20~25년 미만 선령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선령의 선박들은 45척이 등록돼 있음에도 톤수로는 가장 많은 6만3446톤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선령제한은 없지만 보조금 지급 제한 등의 정책을 통해 통상 15~20년이 넘는 선박들은 해외 매각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해운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기존 20년의 선령제한을 30년으로 늘렸다. 이번에 사고가 난 세월호 역시 지난 2012년 청해진해운이 일본선사로부터 매입 당시 선령이 18년이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