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김포공항골프장, 민간투자사업 문제있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4-04-22 08:0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서천범 소장



한국공항공사가 김포공항 인접부지에 퍼블릭골프장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되는 이 골프장이 완공될 경우 주말 입장료(그린피)가 최소 20만원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기업인 한국공항공사가 세제혜택을 받는 퍼블릭골프장을 건설·운영하면서 높은 토지사용료만 챙기고 골프대중화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은 문제다.

김포공항컨트리클럽(27홀 규모)의 개발방식은 한국공항공사가 토지를 소유하고 민간이 골프장을 건설한 후 20년간 운영한 다음에 모든 시설물과 운영권을 한국공항공사에 무상으로 기부채납하는 ‘BOT(Built Operate Trasfer) 방식’이다. 이 골프장은 내년 상반기 착공해 오는 2017년에 개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4월10일 김포공항CC 조성에 참여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연간 36억원 가량의 토지사용료를 제시한 귀뚜라미·롯데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사업자가 이처럼 많은 토지사용료를 납부하고 일정한 마진을 확보하려면, 주말 입장료를 20만원 이상으로 책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골퍼들에게 전가될 것이다. 골프대중화에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이 돈벌이를 위해 힘없는 골퍼들의 등을 치는 꼴이다.

정부에서는 골프대중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퍼블릭골프장에 대해서는 회원을 모집하지 못하게 하는 대신에 일반세율을 적용한다. 이로 인해 퍼블릭골프장의 평균 입장료는 회원제골프장보다 4만5000원정도 싸다. 그런데 세제혜택을 받는 퍼블릭골프장의 입장료가 회원제골프장의 입장료보다 높은 것은 정부의 골프대중화 정책에 역행한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공기업인 한국공항공사가 앞장서서 정부의 골프대중화 정책에 반기를 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의 경우 지자체나 공공기관들이 운영하는 퍼블릭골프장이 2400개소에 달한다. 이 골프장들은 입장료가 30∼50달러(약 3만1000∼5만2000원)에 불과해 골퍼들이 아주 싼 비용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다.

이처럼 퍼블릭골프장이 세제혜택을 받으면서 회원제골프장보다 비싼 그린피를 받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문화체육관광부는 1990년대 중반에 폐지되었던 ‘입장료 심의위원회’를 부활할 계획이라고 한다.

수도권 퍼블릭골프장의 평균 입장료가 주중 14만1000원, 토요일 19만 3000원임을 감안할 때 입장료 심의위원회가 부활되면 김포공항CC는 영업수지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의 경우, 신규 개장 골프장의 입장료는 입장료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책정하도록 되어 있다.

한국공항공사가 BOT 방식으로 민간사업자를 선정했지만, 회원권없는 일반 골퍼들이 김포공항CC를 값싸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더이상 공기업들이 퍼블릭골프장을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해서는 안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