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처럼 접을 수 있는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 개발

박철민 교수팀, 간단한 용액공정 이용 제작

박철민 교수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국내연구진이 종이처럼 접을 수 있는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박철민 연세대학교 교수와 이형석 교수의 지도하에 김한기, 김해진 박사과정 연구원이 주도하고 일본 및 프랑스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공동 연구진이 소자의 유연성과 변형에 대한 저항을 극대화한 차세대 폴더블 비휘발성 유기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개발된 소자는 간단한 용액공정으로 제작가능하고 종이처럼 접을 수 있어 향후 웨어러블 컴퓨터 등의 디스플레이, 통신 및 저장 장치 소자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및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돼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지 8일자에 주목받는 논문으로 소개됐다.

외부 전기장이 가해지지 않아도 전기양극이 생기는 현상인 분극을 유지하는 물질인 강유전체 메모리는 전압을 통해 절연막으로 이용되는 강유전체를 조절해 읽기와 쓰기를 하는 소자다.

휘어지는 유연한 메모리 소자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속도가 빠르고 전원 없이도 정보가 지워지지 않는 강유전체를 이용한 유연한 메모리 개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고분자를 이용한 휘어지는 메모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 개발됐지만 휘어지는 정도가 수 밀리미터 수준으로 조금 변형됐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탄성변형의 형태로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는 차세대 웨어러블 전자 소자에 응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강유전체 고분자 물질을 이용해 휘어질 뿐만 아니라 종이처럼 접은 상태에서도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폴더블 비휘발성 유기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메모리 소자에 사용되는 강유전체 고분자와 유기물 반도체 간의 접합부분에서 기계적 특성에 대한 상호 적합성에 초점을 두고 실험을 통해 최적의 물질을 선택해 고도의 유연성과 함께 접을 수 있는 소자를 개발했다.

이 메모리 소자는 용액공정으로 제작할 수 있는 가운데 구현된 소자는 1000회의 접힘에도 불구하고 메모리로 안정적인 전기적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소자의 유연성이 구성하는 물질들 사이의 적합성과 물질 각각의 기계적 특성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얇은 막으로 이뤄지는 메모리 소자의 기계적 물성을 분석하기 위해 연구팀은 누르는 자극, 경도, 영률, 강성 측정 등 나노인덴테이션 및 긁는 자극, 두 물질 사이의 계면 특성 분석 등 나노스크래치 기법을 착안했다.

연구팀은 폴리이미드 유연 기판 전면에 진공 열증착기를 이용해 알루미늄 게이트 전극을 증착하고 절연체 물질인 고분자 4-비닐페놀을 스핀 코팅한 후 그 위에 강유전체 고분자 PVDF-TrFE를 스핀 코팅해 절연체 박막을 형성했다.

유기 반도체 물질 QQT(CN)4를 PVDF-TrFE 박막 위에 스핀코팅해 반도체 층을 형성시키고 진공 열증착기를 이용해 쉐도우 마스크 기법을 통해 Au 소스 드레인 패턴 전극을 형성했다.

연구팀은 차세대 웨어러블 소자 구현을 위해 이러한 기계적 특성 연구를 바탕으로 상호 적합한 재료를 사용해야 우수한 안정성을 가지는 폴더블 메모리 소자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보다 높은 신뢰성과 안정성을 가진 폴더블 유기 전자 메모리를 설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다양한 형태의 차세대 웨어러블 전자 소자의 개발 및 연구에서 중요한 원천기술이 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a) 연구에서 쓰인 고분자 강유전체와 유기물 반도체를 이용한 강유전체 메모리의 구조 그림 (b) 반도체 물질의 AFM 표면 (c) 유연 기판 위에서의 소자 표면 SEM (d) 약 500 μm의 곡률 반경의 휘어진 상태의 소자 사진 및 SEM 확대 사진 (e) 유기 반도체 QQT(CN)4와 강유전 고분자 PVDF-TrFE 다층 박막의 X-선 회절 분석 (f) 유기 반도체 QQT(CN)4의 결정 구조 (g) PVDF-TrFE 표면 위에서 QQT(CN4) 구조 시뮬레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