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 무한 경쟁…'업계 순위 뒤바뀌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4-04-20 08:3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공격적 투자 집행 주목

현대오일뱅크의 BTX 공장 전경. [사진=현대오일뱅크]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국내 정유 4사가 석유화학 분야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향후 전통적인 업계 순위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S-OIL)과 현대오일뱅크가 최근 공격적 투자를 집행하면서 업계 1위와 2위인 SK이노베이션(SK에너지)과 GS칼텍스를 압박하고 있다. 실제 정유사들의 석유화학 생산 규모를 가늠하는 기준인 PX(파라자일렌) 생산량은 에쓰오일(연 180만t)이 1위이며, GS칼텍스(연 135만t)와 현대오일뱅크(연 123만t)가 SK이노베이션(80만t)을 앞선 상황이다.

먼저 업계 3위로 평가되는 에쓰오일은 무려 8조원대에 이르는 대대적인 투자를 선언했다. 에쓰오일은 한국석유공사로부터 매입한 울산 석유비축기지에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한다.

석유공사는 지난달 총 180만㎡ 울산 석유비축기지 부지 가운데 92만㎡를 에쓰오일에 매각했다. 총 5190억원을 들여 이 부지를 매입한 에쓰오일은 오는 2017년까지 약 5조2000억원을 투자해 중질유 분해시설과 복합 석유화학시설, 연구개발(R&D) 센터 등을 건립할 예정이다. 이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석유화학시설을 추가로 건설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로 에쓰오일은 공장 건설기간 하루 최대 1만2700명, 공장 운영 시 2200명 등의 고용 유발효과와 울산 지역에 총 1조1104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간 수출도 25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의 투자가 마무리되면 고도화시설 처리 규모가 현재의 1.5배 수준인 21만8000배럴로 늘어난다. 이는 고도화시설 면에서 업계 1위인 GS칼텍스와 맞먹는 수준이다.
 

정유4사 내수시장 점유율 추이 [자료=대한석유협회]


현대오일뱅크는 합작투자를 통한 신사업 추진으로 정유 중심의 기존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오일뱅크는 글로벌 업체들과의 합작사 설립을 통해 MX(혼합자일렌), BTX(벤젠·톨루엔·자일렌), 윤활기유 제조 사업 등을 적극 실행하고 있다.

석유화학 부문의 사업 비중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일본 코스모석유와 합작으로 총 5300여억원을 투자해 제2 BTX를 증설하고 생산능력을 기존 50만t에서 150만t으로 3배 확대한다. 이를 통해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윤활기유 사업도 본격화한다. 글로벌 정유사 쉘과 합작으로 설립한 현대쉘베이스오일는 하루 2만 배럴을 처리할 수 있는 윤활기유 공장을 건립해 오는 2015년부터 연간 1조원대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이달부터는 유류저장사업에도 진출했다. 울산 신항 남항부두를 매립해 2만6000평 부지를 조성하고, 5만 DWT급 부두를 갖춰 올해부터 약 28만KL 저장 시설을 마련했다.

제5 정유사로 도약하려는 삼성토탈의 움직임도 향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2012년 사업 목적에 석유정제업을 등록한 삼성토탈은 알뜰주유소에 휘발유 공급하며 새로운 경쟁자로 급부상했다. 

삼성그룹과 프랑스 화학·에너지그룹 토탈이 각각 50%씩 출자해 설립한 비상장 에너지·석유화학 회사인 삼성토탈은 충남 대산에 나프타분해센터(NCC) 등 13개 단위공장으로 구성된 플렉스를 갖추고 기초 유분부터 PE(폴리에틸렌)·PP(폴리프로필렌) 등의 합성수지와 PX(파라자일렌)·SM(스티렌모노머) 등 화성제품, 휘발유와 항공유까지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의 원유 정제 규모는 아직 과거와 같은 수준이지만, 실제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석유화학 분야에선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신사업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3~4년 뒤에는 업계의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