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도 '뽀글이' 대세…노스페이스, '국민템' 왕좌 지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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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수 기자
입력 2020-10-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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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뽀글이 점퍼', MZ세대 레트로 열풍 덕분에 '아재 패션'에서 트렌드로 진화

  • 노스페이스, '친환경 플리스룩' 눈길…양면 플리스로 '겨울까지 쭉'

  • 패션계, 신민아ㆍ전지현ㆍ수지 등 연예인 마케팅도 눈길…MZ세대 공략

노스페이스 '에코 플리스 컬렉션'. [사진=노스페이스 제공]


[데일리동방] 지난 해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아웃도어업계의 구원 투수로 떠올랐던 일명 '뽀글이 점퍼',  플리스의 인기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눈총을 받았던 플리스가 친환경 제품으로 옷을 갈아입으면서 새로운 가치소비 상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뽀글이 점퍼의 열풍이 지난 해에 이어 올해까지 지속되면서 가을·겨울 '필수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날 온라인 패션 스토어 '무신사' 인기검색어에 1위에는 줄곧 플리스가 이름을 올렸다. 주간 인기 상품 20개 가운데 4개, 아우터 카테고리 제품 중 6개에 이름을 올렸다.

1980년대 처음 등장한 플리스는 폴리에스터 소재로 비교적 낮은 가격에 높은 보온성을 가진 '가성비템'으로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편안함을 강조한 투박한 디자인 때문에 '아재 패션'으로 불리며 한동안 외면받았다.
 
플리스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해부터다. 따뜻한 겨울이 오면서 2018년 '평창 롱 패딩' 등으로 열풍을 일으켰던 롱패딩 판매량이 줄어든 한편, 레트로 패션의 유행이 확산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플리스 자켓이 주목받은 것이다.
 
◆ 플리스 자켓에 '친환경' 메시지 넣은 노스페이스, 불황에도 '펄펄'
 

노스페이스가 천만개의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에코 플리스 컬렉션'을 출시하면서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주목받고 있다.  [사진=노스페이스 제공]

 
노스페이스는 '친환경 플리스룩'을 내세우면서 아웃도어업계의 플리스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플리스의 소재가 되는 폴리에스터 섬유는 제조 과정에서 면 섬유의 3배에 달하는 탄소를 배출해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이에 노스페이스는 1080만 개 페트병을 재활용한 소재로 플리스를 제작하면서 플리스에 '친환경' 이미지를 더했다. 자연에서 완전히 분해되는 다운 재킷과 친환경 보온 충전재도 적용했다.
 
가치소비에 민감한 젊은 층의 인기도 두텁다. '신민아 플리스'로 불리는 '스노우시티 플리스 자켓'은 무신사 전체 카테고리 24위, 아우터에서는 15위에 올랐다. 노스페이스는 모델 신민아와 소지섭, SF9 로운과 함께 올바른 페트병 분리배출 방법을 직접 안내하는 영상을 꾸준히 제작하는 등 친환경 메시지를 강화하고 있다.
 

파타고니아 친환경 플리스 2종. 재활용 친환경 소재 '울리에스터 플리스'를 활용했다. [사진=파타고니아코리아 제공]

 
1988년 '플리스의 원조'로 불리는 레트로 X-자켓을 출시한 파타고니아 또한 현재까지 옷의 99%가 재활용 소재인 친환경 플리스 2종을 선보이는 등 친환경 행보에 앞장서고 있다. 버려진 플라스틱 병에서 추출한 재생 폴리에스터로 소재를 사용하면서 "의류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브랜드 메시지를 담았다.
 
네파와 내셔널지오그래픽도 친환경 플리스를 선보였다. 제품 생산시 재활용 원료를 사용했는지와 환경적·사회적·화학적인 부분에 대한 준수 기준인 GRS 인증을 받은 100% 리사이클 원단을 활용했다. 네파는 비스코 파일 플리스에 100%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원단을,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썩지 않는 폐플라스틱을 작개 조각내 원사로 만든 100% 친환경 폴라텍 소재를 사용했다.
 
◆ MZ세대 인기에 아웃도어 구원 투수로
 
플리스 자켓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중장년층 수요에 기대 왔던 아웃도어업계에게는 '미래 고객'을 잡을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이에 올해는 다운자켓이나 패딩 대신 플리스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운 아웃도어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아웃도어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다운자켓이 주력 상품이었다면 올해는 확실히 플리스로 돌아서는 분위기"라면서 "작년까지 플리스가 사무실이나 학교 교실에서 점퍼 안쪽에 입을 수 있게 출시된 반면 올해는 한겨울에도 단품으로 입도록 출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네파가 '네파 패리스' 새로운 모델로 선정한 크러쉬와 신예은. [사진=네파 제공]

MZ세대를 겨냥할 수 있는 모델을 중심으로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는 업체들도 눈에 띈다. 전지현이 전속 모델인 네파는 올해 플리스 열풍이 불자 MZ세대 겨냥을 위해 크러쉬와 신예은을 '네파 패리스'의 새로운 모델로 선정했다. 또 플리스 물량과 스타일을 작년보다 3배 늘렸다. 올해 F/W에는 기본적인 디자인부터 패턴이 들어간 디자인, 베스트와 후디, 오버핏 무스탕까지 다양한 플리스 종류를 선보였다.
 

K2 리버서블 플리스 다운 비숑. [사진=K2 제공]

 
K2는 전속모델 수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수지가 TV 광고에서 입은 리버서블 플리스 다운 '비숑'은 생산량의 80% 가까이 팔렸다. 특히 수지가 입은 핑크 컬러는 100% 완판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유를 모델로 내세운 디스커버리는 10월 3만장 이상의 플리스를 판매했다. 아이더도 김우빈과 한소희를 더블 모델로 발탁해 플리스 전개에 나섰다.
 
◆ 바깥은 플리스, 안쪽은 다운자켓...'양면 플리스'로 겨울에도 입는다
 

아이더 '리브 후드 리버시블 플리스 다운 자켓'. 겉면에는 플리스, 안쪽에는 우븐 원단이 적용됐다. [사진=아이더 제공]

 
아웃도어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플리스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올해는 보온 기능성을 강화한 양면(리버서블) 플리스 자켓 출시가 늘어나고 있어 겨울까지 판매 호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리버서블 플리스 자켓은 바깥은 플리스로, 안쪽은 충전재를 넣은 다운자켓으로 구성해 겨울에도 따뜻하게 입을 수 있다.
 
올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으로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기회다. 플리스 자켓 가격대는 20만원 안쪽으로 기존 주력상품이던 패딩이나 다운자켓에 비해 낮은 편이다. 외출이 줄어들고 다운자켓 수요가 소진되면서 일상복으로 입을 수 있는 편안한 옷이 주목받는 것도 플리스의 흥행 요인이라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레트로 유행 등의 트렌드가 '뽀글이 흥행'으로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지난해까지 다운자켓이 주력 제품이었다면 올해는 플리스 자켓을 주력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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