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삼성전자'산 개미들...신용거래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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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기자
입력 2020-03-2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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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가 오르자 개인 '팔자' 외인 '사자'

  • 신용거래융자 증가, 증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데일리동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폭락장에서 개미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여러 차례 주가하락을 경험하면서 학습효과를 얻어 반등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용거래융자는 반대매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의 매도를 부추기는 효과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작의 전체 신용거래융자 액수는 지난달 20일 10조5100억원에서 지난 20일 7조5200억원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통상 신용거래융자는 주가가 하락할 때 뒤따라 줄어드는 만큼 최근 증시 폭락에 신용거래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스피시장의 전체 시총 대비 신용융자잔고 비중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코스피시장 전체 시총은 지난달 20일 1479조원에서 지난 20일 1055조원으로 한달 동안 424조원이 증발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시장 신용융자잔고 비중은 0.31%에서 0.34%로 0.03%포인트 늘어났다.

특히 삼성전자의 융자잔고는 지난 20일 기준 724만주로 한 달 전 312만주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으로, 개인들이 대출을 받아 투자에 나선 것이다. 이번 달 20일 기준 신용거래금액만 3331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삼성전자 신용거래융자 추이[사진=키움증권 HTS 캡쳐]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투자자로부터 증거금을 받고 주식 거래대금을 빌려주는 것으로 투자자가 빚을 내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주가가 오를 경우 자기 자본으로만 투자하는 것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이 더 커진다.

특히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증권사가 담보로 잡은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 반대매매가 진행되면서 예기치 못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주가가 저점이라고 생각해 빚을 내 주식을 샀다가 주가가 더 하락해 빚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투자자의 주식을 모두 팔아치우게 된다. 이는 개인 손실뿐만 아니라 증시에도 추가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더불어 신용거래융자 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만큼 기관이나 외국인의 주가하락과 공매도를 부추기는 효과로도 작용할 수 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으로 사실상 기관이나 외국인만 사용할 수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화를 위해 6개월간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지만 시장조성자에 해당하는 기관에는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신용거래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위기를 기회로 삼는 성격의 삼성전자 매수는 적절한 전략”이라면서도 “국내 증시 추가 급락 시 이를 버티지 못하고 청산하려는 개인이 늘어난다면,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수급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도 “당장은 안정성이 확보되는 배당주 중심으로 접근하고, 향후 증시가 본격 회복세에 들어설 때 베타(위험과 기대수익률)를 높이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24일 오후 1시 50분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가 7% 이상 급등하자 개인은 약 2160억원넘게 팔아치우고 있으며, 반대로 외국인은 약 400억원어치 사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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