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은 29일 2020년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고(故) 조양호 전 회장 측근으로 지목된 석태수 대한항공 부회장, 서용원 ㈜한진 사장, 강영식 한국공항 사장 등이 전부 자리에서 물러났다. 조원태 회장 출범 이후 첫 임원 인사라는 점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하튼에서 특파원들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위험한 발상일 수 있지만 아는 분야가 아니면 사업을 벌리고 싶지 않다. 있는 것을 지키기도 어려운 환경”이라며 “대한항공이 자리를 잡으면 정리할 사업은 있을 것 같다. 항공운송과 제작, 여행업, 호텔 사업 외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에 시장은 한진그룹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그만큼 그룹 인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번 인사에서 임원 수는 20% 이상 감소했다. 사장 이하 임원 직위체계는 기존 6단계(사장·부사장·전무A·전무B·상무·상무보)에서 4단계(사장·부사장·전무·상무)로 축소했다. 계열 구조조정은 시기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복귀할 것으로 예상됐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이번 인사 명단에 없었다. 한진칼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는 3세들이 힘을 합쳐야 하지만 외부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힘을 모으는 모습이다.
우기홍 대한항공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1987년 대한항공 입사 후 기획관리실, 비서실, 그룹 구조조정본부 등을 거쳤다. ㈜한진은 노삼석 대한항공 화물사업본부장(전무)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자리를 옮겼다. 한국공항은 유종석 대한항공 자재부 총괄 전무가 강영식 사장의 뒤를 잇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