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설계사의 보수 공개 둘러싸고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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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지 기자
입력 2019-11-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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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품 선택, 보장 아닌 수수료에 집중되면 소비자에게도 불이익"

  • "설계사 보수 상품제안 및 컨설팅 대가...보수 공개주장은 지나쳐"

  • "소비자 위한 상품인지, 설계사 위한 상품인지 의심스런 게 사실"

보험설계사 소득 및 보험상품 원가 공개에 대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데일리동방] 보험 설계사가 상품을 팔면서 받는 수수료는 얼마나 될까. 보험 가입자가 궁금해 하는 부분이지만, 설계사 입장에선 개인 소득을 공개하기 싫은 게 당연하다. 결국 정부가 보험 설계사의 보수를 공개하려 하자, 이 문제를 두고 논란이 적지 않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상품 판매보수 고지제도가 지난 2017년 6월 금융위원회가 공고한 ‘금융소비자보호 기본법 제정 법률안’에 포함됐으며,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그리고 최근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바로 보험상품의 구매권유를 위해 사용하는 안내자료 등에 판매시 받는 수수료·보수와 그 밖의 대가 등을 명백하고 알기 쉽게 표기해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 할 필요성이 있느냐다.

일단 보험업계는 부정적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상품은 보장 중심으로 평가돼야 하는데, 수수료를 비교할 경우 소비자들이 수수료가 적은 상품만 찾게 될 수 있다"며 "본질을 벗어나 잘못된 선택을 유인할 수 있어 소비자 피해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특히 대부분 국가들이 오히려 소비자 보호를 위해 수수료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미 보험사는 전체적인 사업비를 공개하고 있다"며 "판매 수수료를 공개하면 소비자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미국이나 유럽 등에선 저축성보험의 판매보수를 공개하지만, 보장성보험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품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소득이 공개된다는 점도 문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은 필요할 때 보상받고 재산 위험 상황에서 돈을 지키기 위해 가입하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만기환급금에 집중하면서 최근 보험설계사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상품을 제안하고 컨설팅을 한 대가로 받는 것인데, 이 일의 전문성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나 오해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보험상품에 대해 설명하려면 좋은 얘기를 나눌 수 없고 언제 닥칠지 모를 죽음, 병, 방화 등에 대해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은 재산을 지키는 게 아니라 결국 얼마나 돌려받아야 하는 지에 주목하기 때문에 설계사 보수가 많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반면, 당국은 소비자를 위해 수수료 공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보험설계사가 받는 수수료가 직접 받는 수수료인지 사업비인지 명시해주는 법안도 입법화 전 막힌 상태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선 정말로 본인에게 필요한 상품을 권하는 건지, 아니면 설계사가 단순히 높은 수수료의 상품을 팔려는 건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보험상품 수수료 공개 및 설계사 판매 수수료 공개 등에 대해 확정된 안은 없다. 즉, 여러 법률안이 혼재 된 상황이므로 우선 세부사항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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