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인적분할 후 얻은 '골병'…이니츠 품어도 흥행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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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기자
입력 2019-10-2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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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스커버리 대신 차입금 떠안고 생긴 부채부담...현금흐름 악화로

[사진=SK케미칼 제공]

[데일리동방] SK케미칼이 올해 두 번째 공모시장에 등장했다. 다만 인적 분할 당시 짊어진 재무 부담 위에 설비투자와 이니츠 지분매입 등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까지 얹어졌다. 게다가 적자회사인 이니츠를 흡수 합병할 계획에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A 안정적)은 이날 8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트랜치(tranch)는 3년 만기 500억원과 5년 만기 300억원이다. 희망금리밴드는 각각 -0.20~0.20%포인트, -0.10~0.30%포인트로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이 공동주관한다. 발행일은 30일이다.

SK케미칼은 2017년 SK디스커버리(존속 법인)와 SK케미칼(신설 사업법인)로 인적 분할됐다. 당시 SK케미칼을 지배하고 있던 최창원 부회장은 보유 SK케미칼 지분을 SK디스커버리에 현물 출자했다. 이에 최창원 부회장이 SK디스커버리 최대주주로,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 최대주주가 됐다.

이 과정에서 SK케미칼이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산 대부분이 SK디스커버리에 귀속되고 차입금의 상당 부분만 이관됐다. 한국기업평가가 2017년 3월 말 기준으로 분할 전후 재무지표를 분석한 결과 분할 전 SK케미칼 자본금 1조3863억원은 분할 후 SK디스커버리 6662억원(48%), SK케미칼 7201억원(52%)씩 나눠 갖게 됐다. 반면 차입금 8563억원은 SK디스커버리가 2046억원(23.9%)을 가져가고 나머지 6517억원(76.1%)은 SK케미칼에 남겨졌다. 결국 SK디스커버리 부채비율은 36.6%에 그치는 반면 SK케미칼은 127.6%까지 상승했다.

이미 부채부담이 존재하는 가운에 SK케미칼은 지난 5월 데이진이 보유한 이니츠 지분 전량(34%)을 453억원에 매입했다. 더불어 SK케미칼은 생산설비 증설을 위해 지난해부터 오는 2021년까지 총투자액을 약 990억원이 설정돼 있다. 또 독감백신 관련 추가투자, 자동화창고 건립, 경상적인 유지보수 투자 등 2021년까지 연간 연평균 660억원 내외의 자본적지출(CAPEX)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이에 차입부담 증가와 현금흐름 악화가 나타났으며 재무안정성 저하로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기준 SK케미칼 부재비율은 182.6%까지 상승했으며, 순차입의존도는 42.2%로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올 상반기 연결기준 총차입금 1조525억원 중 단기성 차입금은 4065억원이며, 이는 현금성자산 1917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 같은 차입 비중에도 단기 유동성 위험은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송미경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2실장은 “SK 계열의 우수한 신인도에 기반한 금융시장 접근성과 담보제공을 통한 기존 차입금 차환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단기적인 유동성 위험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SK케미칼은 지난 6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 112억원을 통해 자금소요의 일부를 조달하기도 했다.

한편 SK케미칼은 오는 12월 1일 이니츠를 흡수합병할 계획이다. 이니츠는 도레이첨단소재와 함께 국내에서 폴리페닐렌설파이드(PPS)를 생산하는 대표 업체다. PPS는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내열성이 높으며 금속보다 가벼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니츠는 사업 초기 높은 고정비 부담으로 적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정밀화학 부문 또한 저조한 영업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 이니츠 영업적자는 2017년 -466억원, 지난해 -372억원, 올해 상반기 -204억원을 기록했다.

SK케미칼은 이니츠를 품으면서 시너지를 기대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정하다. 원종현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자동차 경량화 추세 등에 따라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의 성장성은 인정된다”며 “SK케미칼이 성공적으로 시장 진입과 고객기반 확대를 통해 외형성장세를 달성하는지 여부와 이에 따른 이익창출력이 제고되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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