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이겨낸 메리츠화재' 김용범 대표 리더십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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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지 기자
입력 2019-07-0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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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빠르고 수평적인 의사결정, 손해율 심하면 과감히 철수"

  • "공격적인 인력 확충, 디마케팅과 차별화된 상품도 주목"

  • "한계 부딪힌 보험업계, 경쟁사 입장에선 얄미워"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메리츠화재]

[데일리동방]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부회장)의 리더십에 보험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업계 불황이 깊어지면서 대부분 보험사들이 실적 악화를 피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메리츠화재는 상대적으로 손실 규모를 줄였다. 김용범 대표의 과감한 승부수와 효율적인 경영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9일 보험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메리츠화재는 불황을 극복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메리츠화재도 실적 악화를 피하진 못했지만, 다른 손해보험사들에 비해 손실폭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하이투자증권이 추정한 메리츠화재의 2분기 순이익은 580억원이다. 지난해 동기(689억원) 대비 15%가량 줄어든 규모다. 같은 기간 경쟁사들의 순이익이 40%, 많게는 80% 줄어든 것과 비교할 때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메리츠화재가 견실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자, 김용범 대표의 리더십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의사결정 방식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김용범 대표는 수평적이면서도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렇다보니 공격적인 경영을 하는 편이고, 상품 출시 후 손해율이 심할 경우 과감하게 철수하는 편이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메리츠화재가 회사 규모에 맞는 가장 적절한 경영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손해율이 심한 자동차보험 판매를 과감히 줄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1분기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의 수입 보험료 비중은 전체 상품 중 11.1%을 차지했지만 올해 1분기 8.2%로 크게 줄었다.

이에 비해 한 대형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수입 보험료 비중은 지난해 1분기 25.34%였고, 올해 1분기에도 25.96%로 달라지지 않았다. 또 자동차보험료를 한발 늦게 인상한 것도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심해 보험사들이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됐고, 불가피하게 자동차보험료를 올렸다"며 "그런데 메리츠화재는 뒤늦게 보험료를 4%대로 인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보험료 인상으로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메리츠화재 상품으로 갈아타는 효과를 노렸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김용범 대표는 상품 차별화도 추구한다. 대표적인 게 펫보험, 고양이보험 등이다.

젊은층의 욕구에 맞는 창의적인 상품을 출시해 주목 받았고, 다른 보험사들은 메리츠화재를 벤치마킹 해 비슷한 상품을 내놓을 정도다.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국내 최초 장기 펫보험 ‘(무)펫퍼민트 Puppy&Dog보험’은 출시 후 올해까지 1만건 가까이 팔렸다.

김용범 대표는 인력도 대거 늘렸다.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1분기 정규직 직원수는 1651명이었고, 올해 1분기에는 2173명으로 24%나 늘었다. 보험사 관계자는 "메리츠화재가 경력직을 공격적으로 채용하는 모습"이라며 "특히 국내 1~2위 손보사 출신들을 스카우트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보험 설계사의 소득을 늘리면서 불완전판매를 줄이려는 노력도 돋보인다. 이를 위해 김용범 대표는 지난 2016년 전국 221개 점포를 본사 직속의 102개 초대형 점포로 통합했다.

점포에 들어갈 비용을 줄여 설계사의 소득을 위한 수수료재원으로 활용하고, 부실 계약을 없애도록 한 것이다. 그렇다보니 장기보험 유지율도 올랐다. 메리츠화재 13회차 유지율은 2014년 71.5%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82.2%로 급등했다.

김용범 대표는 근무 시스템도 혁신한 것으로 평가된다. △오후 6시30분 시스템 강제 셧다운 △30분 회의 도입 △연속 10일 이내 연차 승인없이 통보 등 선진화된 기업 문화를 지속적으로 도입하는 중이다.

단, 경쟁사 입장에선 불만도 나온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디마케팅 전략이나 공격적인 인력 확충 등이 경쟁사 입장에선 불편할 수 있다"며 "특히 자동차보험은 국민보험이란 인식이 커 실적에 해를 준다 해도, 판매를 줄이기 어려운 현실이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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