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지정 1개월…"고양과 광명의 엇갈린 운명"

김충범 기자입력 : 2019-06-06 15:35
고양시, 창릉지구 지정으로 일산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 하락…주민들 반발 격화 신도시 리스크 벗어난 광명…대거 포진한 정비사업장 위주로 거래 문의 늘며 상승반전세

지난 5월 1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주엽공원에서 일산·운정·검단 3곳 신도시 주민들이 3기 신도시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정부가 3기 신도시를 추가 지정한 지 1개월을 맞이한 가운데 신도시 지정 직전까지 모두 유력한 후보지였던 경기도 고양시와 광명시의 주택 시장 간 온도차가 극심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고양 일대는 정부의 창릉지구 신도시 지정으로 일산 신도시를 중심으로 기존 아파트값이 하락하고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반면, 광명은 신도시 지정 위험에서 벗어나면서 정비사업장 위주로 거래에 탄력이 붙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6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동향에 따르면 고양시는 신도시 발표가 있기 직전인 5월 6일 -0.07%였지만 이후 △5월 13일 -0.11% △5월 20일 -0.13% △5월 27일 -0.14%로 점점 낙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일산 신도시인 일산동구와 일산서구는 지난달 27일 일제히 -0.15%에 머물렀으며 이는 같은 날 경기 지역 평균 변동률(-0.09%)보다 확연히 낮은 수치다.

반면 광명시는 △5월 6일 -0.13% △5월 13일 -0.28% △5월 20일 -0.22%로 하락폭이 점진적으로 둔화되다 지난달 27일 0.2%로 상승반전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이들 지역 간 분위기가 극명하게 엇갈린 것은 국토교통부의 3기 신도시 추가 지정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고양은 1기 신도시인 일산 신도시를 비롯, 근거리에 2기 신도시인 파주운정 신도시까지 위치해 공급물량이 넉넉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지역이다. 이에 창릉지구까지 추가되면서 향후 일대는 수년간 물량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고양 탄현동 K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일대 대단지인 '큰마을 대림·현대'의 경우 전용면적 114㎡가 연초보다 1000만원 이상 빠진 2억3000만~2억5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왔지만 거래는 되지 않는다"며 "공급이 많아도 너무 많다. 국토부 신도시 추진 정책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신도시 조성 반대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일산 및 운정 신도시 주민들은 3기 신도시 조성에 따른 집값 하락, 교통난 심화 등의 부작용을 이유로 최근 3기 신도시 철회를 요구하는 순회 집회를 시작했으며 그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반발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인천지하철 2호선 및 대곡~소사복선 연장 방안을 제시했지만, 주민들은 실효성 없이 변죽만 울리는 대책이라며 강도 높은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광명 주택 시장은 점차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광명은 최종적으로 3기 신도시에서 배제되면서 과잉 공급 우려에서 벗어났고, 일대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중심으로 주거환경개선 기대 심리도 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일대에 속한 광명 재정비촉진지구는 광명·철산동 228만1110㎡ 부지에 총 11만 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주거타운이 조성될 예정으로, 10여개 대형 건설사들도 시공사로 참여해 수요층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철산동 L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정부가 남양주 왕숙 등 3기 신도시 4곳을 최초로 발표한 이후 지난달 추가로 발표할 때까지 약 5개월간 광명 일대 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입지나 규모 면에서 광명이 신도시로서 적합한 요건을 갖췄다는 평이 끊임없이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명에는 철산주공 재건축, 광명뉴타운 등 정비사업장들이 많이 포진해있고, 각각 단지들은 다양한 사업 단계를 밟고 있다. 사실상 정비사업장들이 시장 전체 시세를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일대에 3기 신도시가 들어설 경우 물량 포화로 당연히 재건축·재개발 투자가치가 하락할수 밖에 없었는데, 정책 발표로 이 같은 우려에서 벗어나게 됐다. 최근 1개월간 이들 정비사업장을 중심으로 서울 인접 지역 거주자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3기 신도시가 기존 1·2기 신도시에 비해 주거 환경, 입지, 인프라 등 모든 여건이 앞서 있는 것이 문제의 시발점"이라며 "적어도 3기 신도시가 기존 1·2기 신도시와 겹치지 않는 곳에 지정됐어야 하는데, 정부가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다. 이 부분이 고양과 광명의 주택 시장 흐름을 가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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