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SWOT 분석 7] 한화그룹, '선택과 집중'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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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룡 기자
입력 2019-05-28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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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양광 사업, 친환경 기조는 기회ㆍ미중 무역전쟁은 부정적

  • 두개의 지주회사 체제ㆍ3세들 돌출행동 등 오너리스크 위협

[사진=한화]

[데일리동방] 문재인 정부와 시너지를 내고 있는 기업은 어디일까. 대기업 중에서는 한화그룹이 돋보인다. 한화큐셀의 태양광사업은 문 대통령의 핵심정책인 '에너지전환'과 한 배를 탔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재벌개혁'에 화답해 한화그룹은 자발적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끊어냈다. 한화그룹이 베트남을 비롯해 동남아 진출을 확대하는 것도 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과 궤를 같이 한다.

◇강점 : 방산·화학 '투트랙' 집중의 결실

한화그룹은 방위사업과 화학사업 양대 축이 자랑거리다. '한국화약'을 모태로 하는 한화그룹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방산 역량을 높여왔다. 특히 방위산업 중간 지주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구심점으로 항공사업, 항공엔진, 대공무기, 공작기계 사업 등 연관성이 높은 사업군을 모아 방산역량을 결집시키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베트남에서 항공기 엔진부품 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올 초에는 세계 3대 항공기 엔진 제작업체인 미국 프랫앤드휘트니(P&W)에 40년 간 17억달러(약 1조9000억원) 규모의 항공기 엔진부품을 공급키로 하는 등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수주를 포함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P&W와 맺은 항공기 엔진부품 공급계약은 최근 5년 사이 181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한다.

화학사업은 지난 2015년 삼성그룹 화학계열사인 종합화학·토탈을 인수하는 '빅딜'로 도약에 성공했다. 특히 한화그룹에게 한화토탈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인수 직전인 2014년 당시 영업이익은 1707억원에 그쳤지만 석유화학 호황기가 찾아오면서 연간 영업이익은 △2016년 1조4667억원 △2017년 1조5162억원 △2018년 1조627억원으로 급격하게 불어났다. 게다가 매년 순이익 대비 70% 이상의 높은 배당을 이어가며 한화그룹으로 자금을 공급해주고 있다. 한화그룹 입장에서는 '굴러들어온 효자'인 셈이다.

한화큐셀이 맡고 있는 태양광사업도 미국과 일본, 독일, 영국 등 주요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세계적인 역량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승승장구에 힘입어 한화그룹은 지난 1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 순위에서 GS그룹을 제치고 7위로 도약했다.

◇약점 : '선택과 집중' 이면의 계열사들…지배구조도 불완전

다만 '선택과 집중' 탓이었을까. 그 외 다수 계열사들이 맥을 못추고 있다. 우선 금융부문 핵심인 한화생명보험이 2분기 연속 '어닝쇼크'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391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 영업손실 217억원으로 2분기 연속으로 영업적자 행진을 보였다. 올 1분기 경쟁사 영업이익 규모가 삼성생명 5639억원, 교보생명 3681억원 등으로 집계된 것을 감안하면 한화생명은 '생보업계 2위'라는 타이틀마저 무색해진다.

한화그룹은 시내면세점 사업에서도 철수키로 결정한 상황이다. 지난 2017년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실적회복에 실패한 탓에 1000억원에 달하는 적자가 쌓인 것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경우, FC부문과 호텔부문은 시장지위가 열악한 데다가 특히 호텔부문은 영업수익성이 꾸준히 저조한 탓에 영업이익 대부분을 리조트부문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지배구조가 불완전하다는 점도 한화그룹의 약점이다. ㈜한화가 지주사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그룹 내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현재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이 계열사들을 소유하는 '한 지붕 두 집안' 형태다. 일례로 한화토탈은 한화종합화학이 거느리고 있는데 한화종합화학 지분은 한화케미칼 36%, 한화에너지 39.2%로 나뉘어 있다. 한화케미칼은 ㈜한화가, 한화에너지는 에이치솔루션이 소유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가 생긴 이유는 승계작업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승연 회장이 22.65% 지분으로 ㈜한화를 보유하고 있고 세 아들이 각각 50%·25%·25% 지분으로 에이치솔루션을 갖고 있다.

◇기회 : 글로벌 친환경 트렌드와 동남아 시장

세계적인 친환경 기조가 한화그룹에겐 기회요인으로 꼽힌다. 한화큐셀이 글로벌 태양광 셀·모듈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 국가인 독일에서 한화큐셀의 약진이 돋보인다. 태양광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EuPD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태양광 시장에서 한화큐셀은 점유율 11.5%를 기록, 독일업체 헤케르트솔라(8.2%)를 꺾고 1위로 올라섰다. 신재생에너지 강국으로 손꼽히는 독일에서 보여준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한화큐셀은 미래 신사업인 태양광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시장도 기회요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하노이에 항공기 엔지부품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특히 현지 준공식엔 김승연 회장이 참석했다. 단지 한 계열사가 공장을 건설했다는 의미를 넘어 한화그룹 차원에서 베트남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이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또 한화생명이 국내 생명보험업계 처음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한화투자증권,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테크윈, 한화에너지 등 다수 계열사가 베트남에서 금융, 투자, 제조, 항공, 태양광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베트남을 기반으로 동남아시아에서 사업지형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위협 : 태양광 산업을 둘러싼 변수와 오너리스크

태양광 사업은 기회요인과 위협요인이 공존하고 있다. 친환경 기조는 분명 기회요인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수입 태양광 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적용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태양광 보조금이 축소되는 등 부정적인 요인도 존재한다. 그나마 중국에서 다시 태양광 보조금을 지원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하면서 한시름 놓은 상황이지만 미·중 무역전쟁에 따라 중국 수요자체가 둔화될 우려도 있다. 여기에 중국 업체가 저가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도 부정적인 상황이다.

오너리스크도 한화그룹의 고질적인 위협요소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2007년 둘째 아들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시비가 붙은 유흥주점 직원을 폭행해 집행유예를 받은 바 있고, 지난 2012년 부실 차명 계열사에 자금을 부당하게 지원한 배임 혐의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최근까지 집행유예 기간을 보냈다. 셋째 아들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도 폭행으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이던 지난 2017년 대형 로펌 변호사들에게 폭행·폭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김 전 팀장은 경영에서 물러나 현재 독일에서 식당 개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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