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人] 박원순 시장, 제로페이 편의점 확대로 '내기' 승률 높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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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욱 경제산업부 부장
입력 2019-05-0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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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시]

[데일리동방] "내기를 해도 좋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올 초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제로페이의 성공을 자신하며 이같이 말했다.

제로페이는 박원순 시장이 소상공인의 수수료부담을 제로(0%)로 낮추겠다고 밀어붙인 사업으로 지난해 12월 말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가 스마트폰용 은행 앱이나 간편결제 앱으로 매장 안에 있는 QR코드를 촬영한 뒤 구매 금액을 입력하면 자신의 계좌에서 이체되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다. 연 매출 8억원 이하 소상공인의 경우 수수료가 없다. 서울시는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올해 39억원을 투입한다.

제로페이는 소비자가 직접 QR코드를 촬영해 구매 금액을 입력해야만 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카드나 현금만 건네면 끝났던 결제방식에 직접 참여를 해야만 했다. 가맹점도 포스(POS)에 찍힌 금액을 소비자에게 알려주고 소비자가 제대로 찍었는지 확인해야 했기 때문에 기존 결제방식보다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은 물론 소비자로부터도 외면을 받았다. '수수료가 제로가 아닌 사용자가 제로인 페이'라는 오명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박 시장은 이러한 불편에도 제로페이가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계속 내보였다.

박 시장은 지난달 22일 제로페이 하루 결제금액이 1억원을 넘었고 하루 평균 결제건수도 5000건을 넘었다고 밝혔다. 단순 건수와 금액면에 적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제로페이 가맹점이 10만여곳인 것을 감안한다면 가맹점 20곳당 하루 1건, 건당 2만원에 불과한 것이다.

박 시장의 주요 공약사업인 제로페이가 한단계 도약할 수도 있는 기반이 새로 조성됐다.

그동안 주로 재래시장 등에서만 사용되던 제로페이가 2일부터는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 등 전국 4만여개 편의점에서도 제로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결제절차도 소비자가 결제금액을 입력하는 방식에서 가맹점이 소비자 스마트폰 QR코드(또는 바코드)를 포스에 연결된 스캐너로 인식해 결제할 수 있는 방식이 도입된다. 소비자나 가맹점 모두 결제가 편리해지는 것이다.

또 박 시장은 제로페이로 서울대공원 등 공공시설요금 할인을 제공하기 위해 관련 조례를 개정하는 등 정책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박 시장의 의지로 시작됐다. 하지만 제로페이가 소상공인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 것이지는 여전히 의심스럽다. 새 결제방식 도입으로 불편이 다소 줄어들겠지만, 여전히 기존 카드나 현금 결제방식보다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다. 특히 재래시장 등에서는 포스를 사용하지 않는 곳이 많기 때문에 제로페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존 방식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보인다.

여기에 영세상인들은 이미 연말에 부가가치세 환급을 통해 수수료를 돌려받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 부담이 그리 크지 않다.

소상공인들의 수수료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편의점까지 확대됐지만 박 시장이 자신 있어한 '내기'에서 이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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