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창극과 中 경극의 ‘현대적 만남’...국립창극단 ‘패왕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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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9-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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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5일부터 14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 연출 우싱궈ㆍ 음악감독 이자람, 새로운 시도

[전통의 현대화 작업을 꾸준히 해온 두 사람이 만났다. 창극 ‘패왕별희’에서 음악감독을 맡은 이자람(왼쪽)과 연출을 맡은 우싱궈. 사진=국립창극단 제공]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의 조화는 특별하다. 한국의 창극과 중국의 경극이 만나 새로운 작품으로 태어났다. 전통은 대중과 함께 소통하기 위해 계속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국립창극단은 오는 5일부터 14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창극 ‘패왕별희’를 공연한다.

창극은 여러 명의 소리꾼들이 역할을 나누어 노래하는 우리나라의 전통 극음악이다. 소리꾼들이 창(노래), 아니리(말), 발림(몸동작)을 통해 세상 이야기를 들려준다.

‘패왕별희’에서는 창극과 함께 중국의 대표적인 전통 연극인 경극을 함께 만날 수 있다. 베이징(北京)에서 발전한 경극은 ‘배우의 손끝 하나로 온 세상을 표현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걸음걸이, 동작 하나 하나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국립창극단의 ‘패왕별희’는 대만 당대전기극장 대표 우싱궈가 연출을 소리꾼 이자람이 음악감독을 맡아 주목 받고 있다. 두 사람은 국적은 다르지만 전통의 현대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새롭고 특별한 창극과 경극의 만남이 기대되는 이유다.

대만 국적의 우싱궈는 50년간 경극을 수련하고 연기해온 배우이자 경극의 변화를 모색한 연출가다. 1986년 대만당대전기극장을 창설해 경극을 바탕으로 한 현대극을 제작해왔다. ‘고도를 기다리며’, ‘리어왕’ 등의 서양 고전을 경극 형식으로 풀어냈다. 여덟 살 때 판소리에 입문해 소리 신동으로 불린 이자람은 브레히트의 희곡과 마르케스의 단편 등의 서양 작품을 창극으로 만들며 주목 받았다. 점점 멀어지고 있는 전통과 대중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작업을 묵묵히 해온 두 사람은 호흡이 잘 맞는다.

이자람 음악감독은 "배우들의 연습 장면을 보면서 경극과 창극을 하는 사람들의 만남만으로도 무엇인가가 벌어지고, 무엇인가가 탄생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우싱궈 연출은 “모든 것이 빠르게 발전하는 오늘날, 전통은 더 용감해야 져야 한다. 전통이 세계 관객과 만나고 현대와 융합할 수 있을 때 더 가치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패왕별희’의 의상디자인은 세계적인 아트 디렉터 예진텐이 담당한다. 영화 ‘와호장룡’으로 제73회 아카데미 미술상을 수상한 예진텐은 ‘적벽대전’ ‘야연’ 등 많은 영화에 참여했다. 예진텐은 중국 전통 경극 의상의 상징성을 살리는 동시에 창극에 맞게 더 가볍고 활동성이 있는 소재와 디자인으로 의상을 제작했다.

창극 ‘패왕별희’는 춘추전국시대의 초한전쟁, 초패왕 항우와 한황제 유방의 대립, 항우가 패하고 연인 우희와 이별하는 이야기 등을 담았다. 1993년 개봉한 동명 영화와는 줄거리가 다르다. 초나라의 항우 역은 정보권, 우희는 김준수, 책사 범증은 허종열, 한나라의 개국 황제가 되는 유방 역은 윤석안, 부인 여치는 이연주, 책사 장량은 유태평양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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