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의장, ‘한반도 평화 세일즈 의회 정상외교’…유라시아 의회 지지 확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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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탈리아(터키)=김봉철 기자
입력 2018-10-10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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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러시아와 제3차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 공동주최

  • 전 세계 40여개 참가국, 유라시아 공동 번영 노력 약속

문희상 국회의장은 9일(현지시간) 터키 안탈리아 카야팔라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에서 개회사 및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의장실 제공]
 

“넓은 유라시아 지역에 다양한 문명·문화·종교·인종·관습들이 있지만, 이러한 다양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동시에 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체의식을 더욱 키워나가야 합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9일(현지시간) 터키 안탈리아 카야팔라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 개회사 및 기조연설에서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 참석국 간에 포용적 번영(inclusive prosperity)’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의장은 “대한민국도 세대, 지역, 빈부의 격차를 넘어서 모두가 함께 가야한다는 포용적 번영의 가치가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지향점”이라며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한 오늘 우리의 공동의 노력이 유라시아 지역의 모든 시민에게 알찬 결실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의 공동 개최국으로 지난 1~2차 회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통해 유라시아 국가들 간 화합과 공동번영의 지속적인 발전을 주도해 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문 의장은 지난 7월 의장 취임 직후부터 이번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 준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제3차 회의도 전 세계 40여개국이 참가해 대성황을 이뤘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9일(현지시간) 터키 안탈리아 카야팔라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에서 공동개최국인 러시아, 터키 의장과 차기 개최국인 카자흐스탄 의장과 공동선언문 채택에 합의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누를란 자이룰라예비치 니그마툴린 카자흐스탄 하원의장, 문 의장, 비날리 일드름 터키 국회의장,  뱌체슬라프 빅토로비치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 [사진=국회의장실 제공]


◆공동선언문에 한반도 평화정착 지지 문구 명기 성과

문 의장은 이날 개회사 및 기조연설에서 “유라시아 지역 협력을 위한 현안이나 특정 이슈에 대해 각국 의원들이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차기 회의에서는 제도적 공고화와 발전을 위한 회의 규약 및 의사규칙을 마련해 이 회의체가 유라시아 공동체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보다 체계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내년도 제4차 회의부터는 본회의와 별도로 2~3개의 의회포럼 진행을 제안했다.

또한 문 의장은 대한민국 국회에서 설치·운영하고 있는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 사이버 사무국’을 예로 들며 “의회 간 활발한 정보 교류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입법 조치를 취해나갈 수 있게 함으로써 각국이 직면한 문제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북한이 드디어 대화의 장으로 나왔고, 올해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개최 등 한반도는 세계가 놀랄 정도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은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문 의장은 유라시아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할 일로 한반도 평화를 언급하며, “한반도 평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 위해 현재 남북 국회회담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회의 종료 후 각국 의장들은 유라시아 의회 간 협력의 구체화 및 제도화 방안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특히 문 의장은 공동선언문에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지지 문구를 이끌어냈다.

이른바 ‘안탈리아 선언’ 14조에는 “우리는 남북 정상회담을 비롯해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남북한의 대화 의지를 존중한다”고 명기됐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동의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포괄적 접근과 협력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조항을 만장일치로 채택돼 한반도 평화에 대해 모든 참석국의 지지를 확인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동선언문 기초위원회에 대한한국 국회 대표로 참여, 다른 국가와의 의견 조율을 통해 최종 공동선언문 합의를 도출하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문 의장은 폐회사에서 “우리의 논의가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이를 구체화해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대한민국 국회는 오늘 우리의 선언을 구체적인 정책, 법률로 발전시켜 큰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 총 17조로 구성된 공동선언문에는 경제, 사회, 환경 등 세 분야에 대한 지속가능한 발전목표를 2030년까지 달성하기 위한 약속들이 들어갔다.

문희상 국회의장(사진 오른쪽에서 다섯째)은 9일(현지시간) 터키 안탈리아 카야팔라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에서 응웬 티 낌 응언 베트남 국회의장(오른쪽에서 여섯째)과 양자면담에 앞서 수행단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의장실 제공]


◆이틀 동안 5개국 의회 수장과 ‘연쇄 면담’…남북한 관계 개선 로드맵 공감대

문 의장은 8일과 9일 양일 간 치러진 회의에서 총 다섯 차례의 양자면담을 진행하면서 한반도 평화정착에 위한 남북 정삼회담의 성과와 의미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먼저 지난 8일 공동주최국인 터키의 비날리 일드름 국회의장과의 면담으로 회의 첫날 일정을 시작했다.

문 의장은 “양국이 역사적·문화적 유대를 바탕으로 2012년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수립한 이래 제반 분야에서 내실 있는 협력관계를 발전 중”이라며 “터키는 한국과 의형제와 같은 나라”라고 치켜세웠다.

문 의장은 “남북한은 5000년을 같이 살다가 70년을 떨어져 살고 있는 친형제 같은 관계”라면서 “앞으로 중요한 것은 평양 정상회담의 성과를 토대로 완전한 비핵화 및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뱌체슬라프 빅토로비치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과의 양자면담에서는 양국 간 고위급 협력위원회 규약 서명을 체결했다.

양국 의회는 규약서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한-러 협력의 확대 및 심화 지원 △국회와 하원 간 협력의 향후 발전 및 강화를 위한 호혜적 여건 조성 △국회와 하원 간 입법활동 영역 경험 공유 △유라시아 지역에서의 경제협력 등 안건 관련한 국제기구와 국제회의 틀 내에서 의회 간 활동 조율 △에너지, 디지털 경제, 교통, 산업, 과학·교육 협력, 첨단기술 공유, 관광 등 분야에서의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한 정례적 협의 진행 △대한민국과 러시아연방 간에 체결된 국제조약 이행 지원 등을 약속했다.

문 의장은 “양국 의장의 정례적인 교차방문과 경제협력 등 현안을 논의하는 위원회 구성 등은 실질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양국 의회의 역할을 보여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한반도 문제의 핵심 관련국인 러시아의 지지와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

문 의장은 누를란 자이룰라예비치 니그마툴린 카자흐스탄 하원의장과의 양자면담에서는 고려인들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고려인들이 카자흐스탄 주류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소수민족을 배려하고 민족 간 이해와 화합을 강조한 카자흐스탄 정부의 민족 정책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10만여명의 고려인들은 한국과 카자흐스탄 간의 관계 발전을 위한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9일에도 응웬 티 낌 응언 베트남 국회의장과 양자면담을 진행했다.

그는 “베트남은 우리의 4대, 우리는 베트남의 2대 교역대상”이라며 “베트남은 우리의 최대 개발협력 파트너로서 개발협력을 통해 양국이 더불어 잘 사는 호혜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의장은 최근 서거한 쩐 다이 꽝 주석에 대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

한편, 국회의장 회의를 마친 문 의장은 오는 11일부터 공식방문국인 루마니아를 거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139차 IPU 총회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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